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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Nov 26. 2020

전파무기, 조직 스토킹... 조현병... 정말인가요?

이게 정말인가요?

질문


이걸 알게 되니까... 세상이 다 가짜인 건가요? 조현병 증상 중에 환청이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죠? 진짜 전파를 쏘거나 도청 몰카가 있나요? 아니면 뇌에 칩을 심는 게 있나요? 진짜 실체인가요?

이걸 알고 나니 제가 본 사람들이 조종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모든 사람이 전파 피해자이지 않나요? 해결 방법은 없나요?


답변


안녕하세요. 그런 질문들이 꽤 많습니다. 자신이 조직 스토킹에 당하고 있다는 호소를 하거나 몸에 어떤 칩이 심겨 있다거나 혹은 어떤 음모론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단을 구성해서 그렇게 활동하기도 하고요. 전혀 납득도 되지 않는데 국가 기관에 의해서 감시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자꾸 그렇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지치죠. 이렇게 등장하는 것이 '망상'입니다. 보통 이렇게 등장하는 망상은 과대망상을 주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니까 스스로를 감시한다고 하는 것이죠.

이렇게 망상으로 등장하던 것은 원래는 환상으로 처리가 되던 것인데, 정신병이 발병하면서 환상이 작동하질 않고 그 자리를 망상이 대체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아에는 과도한 에너지가 들어가면서 초자아의 검열을 무시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 상황에서는 그 어떤 방식으로도 설득이 되지가 않습니다. 언어가 되니까 설득이 될 것 같다고 주장은 할 수 있는데, 전이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설득을 하기 위해서 무슨 말을 해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하는 식이 된 겁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에게 그 신앙을 부정하는 말을 한다고 해봅시다. 그 말을 과연 인정하고 받아들일까요? 그렇진 않죠. 그들은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서 더욱 과격하게 행동을 할 겁니다. 이것은 또한 선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사상도 비슷한 효과를 일으킬 수가 있고요.


정신의학에서는 조현병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뇌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치료가 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요. 사실 조직 스토킹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사람들도 좋고 멀쩡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잘 돕죠. 다만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다는 망상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행동이 180도 달라집니다.


이렇게 발병한 편집증의 경우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립니다.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잘 아는 사람들도 드뭅니다. 이렇게 등장한 망상을 쉽게 다루지는 못하거든요. 정신병의 경우에는 현실을 지각하는 좌표 자체가 달라집니다. 일반 논리로는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되죠.


추가답변


조직 스토킹 이전에도 마인드 컨트롤 무기라는 말도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피해자들도 꽤 있고 예전에는 카페도 만들어진 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는 이것에 편집증 공동현상이라는 말을 붙여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와 같은 피해자 모임이 있습니다. 공통으로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것들이 결정이 되는 과정이 조금 특이합니다. 편집증적 망상에서는 사회 문화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본 작품이나 만화책의 내용을 그대로 망상으로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데스노트]는 꽤 자주 등장하죠. 주변 사람 들들 볶을 때 데스노트에 내 이름 적었냐고 추궁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런 현상을 일종의 신비주의로 생각하는 경향이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등장한 망상과 신비주의 사이에는 확실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신비주의로 등장한 사실들은 선택이 조금 유연합니다. 그래서 의심은 하되 반드시 그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망상에서는 선택의 유연성이 사라집니다. 반드시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확신은 그들이 지각하는 것을 체험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것으로 인지하죠. 주변에서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고요.


예전에 저희 카페에 조직 스토킹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하던 분이 한분 계셨습니다. 그분은 종종 조직 스토킹 피해자 모임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해오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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