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와 융의 개념 차이
프로이트와 융이 리비도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차이인지 검색을 해보니 프로이트를 리비도를 성적 에너지로 말했고 나중에 정신 에너지의 개념으로 확장해서 사용했다더군요. 융은 리비도를 성뿐만 아니라 다른 삶의 에너지를 포함한 일반적인 생활에너지를 말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융은 프로이트가 강조한 성적 측면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성충동에 끌려다니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프로이트가 리비도를 나중에 정신 에너지의 개념으로 확장했다면 융과 같아지는 것 아닌가요? 융이 말한 일반적 삶의 에너지라는 게 정신 에너지인 것 같은데 아닌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개념에 대해 탐구하고 생각하는 것은 무척 좋은 자세입니다. 정신분석을 하는 사람들 그것도 임상을 탐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내용이긴 하죠. 그런데 너무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문제가 되긴 합니다.
프로이트와 융의 리비도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융은 말 그대로 정신 에너지고 그 자체를 신비하게 검토합니다. 융의 분석 심리학이 신비주의에 좀 특화되어 있다 보니 그런 내용들이 드물지 않게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런 측면으로 읽어보면 재미가 있긴 하죠.
그런데 프로이트는 초기부터 리비도의 분화 단계들을 검토했습니다. 신체와 정신으로 나뉘는 것이죠. 나중에 정신에너지로 확장했다는 것은 상상력입니다. 게다가 프로이트는 자아 리비도도 설정하고 대상 리비도도 설정합니다. 오죽하면 나중에 나르시스 리비도까지 검토합니다. 그렇게 프로이트의 리비도는 각각의 분화 단계가 있습니다.
융은 리비도라는 말을 상담에서는 많이 안쓸 겁니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리비도라는 말이 분석 현장이 아니라면 불필요하다고 까지 이야기를 했어요. 임상 현장에서 행동을 관찰하는데 리비도 이론이 매우 유용하다는 겁니다. 다만 많이 알려져 있진 않습니다. 프로이트가 리비도 이론에 대해서 글을 무척 많이 썼지만 중요하지 않게 읽는다거나 혹은 무시해버리기도 하죠. 프로이트의 논문 중에서 중요한 내용들은 리비도 이론이 없이는 이해도 곤란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오역은 이론적인 영역에도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제임스 스트레이치가 충동trieb이란 말을 잘 몰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본능instinct으로 바꿔 쓰고 이리저리 하다가 요구와 욕망도 헷갈리면서 전체 맥락을 흩트려 트려 놓은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인간에 대해서는 본능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전집 통틀어서 한 서너번 쓰고 맙니다. 그것도 동물과 비교할때만 하는 말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알려진 것처럼 단순하진 않고 무척 체계적입니다. 리비도 이론은 인간 정신이 어떻게 기계처럼 작동해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게 돕습니다. 그래서 정신분석을 하면 프로파일링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죠.
분석 개념들이 이상하게 알려지면서 곡해된 내용들이 무척 많습니다. 정신분석의 개념을 현대 정신의학의 진단체계처럼 생각하고 접한다면 큰 오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