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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n 22. 2022

본능과 충동의 차이에 대하여

무엇이 올바른 표현인가요?

이번 시간에는 본능과 충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요

정신분석 전집을 번역한 사람으로

제임스 스트레이치라는 사람이 있어요

제임스 스트레이치

정신분석 전집을 영어로 번역한 사람이죠

스트레이치 말고도 여러 사람이 더 있어요 더 있는데

그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이 스트레이치죠

이 사람들의 번역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었어요

독일어를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오역의 문제를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

이건 전 세계 공통이라고 그래요


물론 제가 그런 것들을 번역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배움을 시작할 때부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들을 계속해서 들어왔고

많이 경험을 해봤어요

유명 정신분석학자들도 정신분석 오역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게 꽤 있죠


프로이트 오역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이야기되는 게

[본능]이라는 말이에요

정신 분석에 대해서 조금 배우신 분들이라면

이것을 충동이나 추동 혹은 욕동으로

바꿔서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말하는 충동은요

대부분 순간 충동입니다

근데 이 말이 Trieb이라는 독일어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요

그래서 대체해서 만들어진 번역어가 욕동입니다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충동은요

순간적으로만 등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충동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우리는 대부분

순간 충동의 문제를 충동으로 쓰기 때문에

이런 언어적인 의미 문제가 정신분석에서는 되게 중요해요

즉, 언어적으로 충분한 표현을 찾기 위해서

그런 번역어들을 만들어 내는 거죠


자 그러면 이 본능과 충동이라는

이 말에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번역 문제를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여기에 대해서 좀 검토를 해봐야 돼요


본능과 충동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저는 본능과 충동의 차이에 대해서

[잉여 성]이라는 걸 꼽아요

뭔가 좀 더 하고자 하는 거예요


자 그럼 우선 본능의 예시를 먼저 한번 생각해보죠

야생에서의 본능은요

자기 욕구를 채우면

즉 자기 필요를 채우면

더 이상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아요

배부른 사자 곁에 먹이가 다가와도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 것처럼요

만약에 사자가 자기 욕구 이상의 그것을 채우고자 한다면

그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 살아 있겠어요?

남아나지 않도록 다 잡아먹지


이것은 마찬가지로 성행위에도 적용이 돼요

한 무리를 이끄는 사자는 번식에도 책임이 있어서

굉장히 많은 교미를 합니다

살려줘!!!!

암사자가 그만큼 많으니까

다 임신시켜 놓으려면

사자가 엄청 고생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게 발정기 때만 그래요

하... 힘들다...

수시로 그런 게 아닙니다

발정기가 지나가거나

아니면 암사자가 임신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관심도 없어지는 거예요


자 그런데 인간은 어떻습니까?

즐기기 위해서 먹고

즐기기 위해서 섹스를 합니다

바로 여기서 즐기고자 하는 게


[조금 더]라는 잉여성이 이겁니다

조금 더

옛날에 개그 프로에서

본능에 충실해~

이런 게 있었어요

본능에~ 충실해~

이것을 정신분석적 이미지로 다시 이야기를 한다면

"충동에 순종해"라는 말이 될 겁니다

인간은 늘 필요 이상의 무엇을 요구하고

그것을 채우려고 하는 거죠


제가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

공부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는 어느 카페에서

본능과 충동 문제 가지고

토론을 한 적이 있어요

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 거죠


이 성에 대해서

충동은 잉여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예시를 들었던 자위행위였어요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언제나 성충동이 뜨고

그래서 자위행위도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이제 다른 분이 제 글을 보시고는

원숭이도 자위를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자체로는 저한테 이제 좀 새로웠어요

지금은 보면 이제 포유류들이 다 자위를 한다

그런 것들이 밝혀졌지만

그때 당시는 제가 그렇게 잘 알지 못했거든요


자 그런데 동물의 자위는요

인간처럼 쾌감을 위한 목적보다는요

배출하지 못한 정액의 배출의 목적이 더 있다고 여겨져요

그 이후의 번식을 위한 것이기도 하죠

대신에 동물은 파트너가 있으면 생식을 하죠

인간은 파트너가 있어도 생식을 안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가 동물의 자위를 인간과 다르게 보는 것은요

인간이 자기 충동대로 자위행위를 한다면

그 결과로 신경쇠약 상태에 빠질 수가 있어요

몸이 지치고 쳐지고 하는 거죠

그런데 동물에게서는 이런 게 관찰될 일이 없습니다

야생에서 심각한 자위를 해버리면 얘는 포식자한테 잡아먹혀요

죽는 거죠

따라서 동물은 생존을 위해서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본능에 따라서 정해진 만큼만 하는 것이고


인간은 본능 이상의

더 이상 그 무엇

과잉된 것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자 그리고 동물도 두 가지 차원을 좀 구분을 해야 되는데

동물의 정신 장치 발달 문제도 있거든요?

가축의 경우에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필요 이상의 어떤 요구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자 우리는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데려다가 잘 먹여서

살을 찌우는 동물확대범을 알고 있을 겁니다

인간이 그 동물이 먹어야 할

허용량 이상을 먹게 만든다는 것이죠

동물 확대

이게 또 우리 재래시장 가면요

생선 가게 옆에 고양이들을 보잖아요

아니면 닭집 앞에

손님들이 닭뼈 던져주는 거

먹고사는 고양이도 있잖아요

그 고양이들 보면 살이 이렇게 쪄 있어요

왜냐?

먹으라고 허용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야생에서는 살이 찔 이유가 없죠

사냥을 해야 되니까


충동의 잉여성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한다면요

의학은 키와 표준 체중의 변화를 기록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표준 체중 이상을 기록하려고 하죠

근육을 성장시키거나

아니면 아름다움을 위해서 살을 빼서 그 표준에서

미달되거나 하는 거예요

근성장을 더하기 위해서는 표준 체중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이제 뭐 데드 리프트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체중 엄청 나가거든요?

왜냐하면 먹어야 바벨을 들 수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자기 표준 체중 이상으로 살을 찌워야 하는 거예요

특히 뭐 역도하는 선수들도 그렇죠

역도 같은 운동하시는 분들은 살이 자꾸 빠져서 걱정이라고 하니까

계속 먹어서 계속 찌워서

몸을 불려서 근육 불려서 

바벨 들어야죠


그런데 이 경우에 표준을 훨씬 벗어나기 위해서

약을 쓰는 경우도 있어요

동물은 표준을 벗어나기 위해서

약을 쓰진 않잖아요

얼마 전에 근성장을 위해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쓴다거나

다이어트를 위해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죠

우리에게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

그 이상을 요구하기에 그런 것들을 사용하는 겁니다

이건 인간이라서 가능한 거예요


게다가 이런 잉여성은요

성생활에서도 많은 영향력을 보여요

대표적인 게 성관계 이죠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성관계를 가지는 게 아니에요

즐기기 위해서 관계를 가지죠

자유로운 성관계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피임도구들도 많이 개발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음란물 같은 것도 인간은 즐길 수가 있죠

야생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이고요

이것은 인간하고 동물의 정신 장치 차이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가 이전에 애정결핍 문제를 이야기했던 적이 있어요

영상에서

기억하시는 분이 있다면 한번 떠올려보세요

이 앞 글입니다

임상에서요

본능이라는 말을 써서 임상을 해석하는 거하고

충동이라는 말을 써서

임상을 해석하는 것에

해석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충동과 본능의 차이를 중대하게 생각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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