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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Feb 24. 2023

Chatgpt는 정신분석을 알고 있을까?

chatgpt와의 대화

오늘은 요즘 핫한 chatgpt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 챗 gpt가 준전문가 수준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에 chatgpt가 실수한 영상 그런 것들도 올라오곤 하죠?


제가 최근에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나르시시스트'라는 게 꽤 많이 떴어요

제가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 개념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게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나르시시즘 하고 좀 차이가 많거든요

정신분석에서 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신경증과 정신병을 보다 확실하게 구분 짓기 위해서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게다가 히스테리로 등장하는 경우에

그 메커니즘을 밝혀내는데도 이 나르시시즘 개념이 들어가거든요?

그럼 그 개념에 대해서 chatgpt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질문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자신의 욕구와 욕망에 우선순위를 두는 

성격적 특징을 가진 심리적 장애

이러한 특징으로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감정이나 필요에 대한 인식이 둔화되고

자신만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


이거는 정신분석적 개념이 아니니까요


저는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좀 엉뚱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 개념을 처음에 제시한

심리학자 중 한 사람이라고요

인간의 성격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봤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성격발달을 보는 것도

아이가 가지고 태어나는 에너지. 에로스와 생육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이건 설명이 조금 이상한데요


프로이트가 나르시시즘 개념을 처음에 제시한 심리학자가 아닙니다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 서론에서

네케라는 의사가 제시한 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을 인용했다고 썼어요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정신장치를 발견은 했는데

이름 붙이는데 애를 먹은 거예요


융이랑 아들러한테 의견을 좀 구했거든요

그때 아들러가 여기에 '남성 항거'라고 이름 붙이자고 했고

융한테서도 적절한 단어를 찾질 못했어요

그래서 네케의 개념을 인용한 것이고요


게다가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에로스와 생육력으로 표현한 것도

조금 그렇긴 합니다

챗 GPT의 답변을 계속 보면요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과 세상 사이의 경계를 형성하며..."

이거 외디프스 콤플렉스가 형성되면서

자기 공간에 있어서 그런 범주들이 생기거든요?

"자기 일치감을 발전시키고 나르시시즘의 핵심 개념으로 이야기했다"

그냥 읽으면 별 문제없어 보이는 말로 보입니다만


왜곡이 좀 많아요

그리고 다음 단락을 보면요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을 자기 애착이라고도 불렀다"

자기애죠

자기애는 아이가 자신과 다른 것을 구분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또한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발전...

자기 애착이 지나치게 발달하면 나르시시즘이 되어버리고...

성격발달에 부정적이다...


자기애 문제를 설명한다고 했는데

대상애 발달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내용이에요


그런데 다음 내용을 보면

인간의 심리 구조에서 나르시시즘을

자아와 대상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원시 나르시시즘과

자아와 대상이 구분되어 있는 이원적 나르시시즘으로 구분했습니다

이것도 얼핏 읽으면 잘 몰라요


프로이트를 공부하실 때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프라이머리(Primary)며 세컨드리(Secondry) 있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정신의 지형학적 요소들 이야기할 때도요

일차 토픽(Topic) 이차토픽 그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방어기제도요

엄밀하게 따져서 들어가면 이차 방어기제예요

인간의 정신이 두 단계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1차 2차 이렇게 구분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내용이 나와서 다시 한번 더 물어봤죠

유년기의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지요

그러니 chatgpt는 자신 있게 이야기한 거예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 일치감과 자아 개념을 형성하고...

이건 동일시를 두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자기 애착을 발전시키면서 나르시시즘적인 상태를 벗어나게 됩니다

이건 또 말이 안 되는 거죠

그 뒤의 설명도 제가 보기에는 무슨 말하는지 좀 갸우뚱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아나 어린이의 나르시시즘적인 발달 단계가

너무 지나치게 발전하거나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나르시시즘적 성격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격 발달에서 나르시시즘이 지나치게 발달하지 않도록

유아와 어린이는 적절한 자기 애착 발달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걸 보면 정신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자기애적 성격장애로의 발달을 이야기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설명을 듣게 되면 좀 겁을 먹을 수도 있죠

그런데 현실은 그거 하고 약간 다르죠?


보통 어릴 때 왈가닥인 애들이요

사춘기 들어서면서 좀 조신해지거나 얌전해지는 그런 케이스들도 많아요

태도 변화가 발생하거든요


왜냐?

신체의 변화가 우리 정신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거든요

그것들이 우리 내면에서 올라오는

충동작용하고도 좀 관련성을 지니기도 해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chatgpt가 답변한 내용들을

프로이트적인 내용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그럼 좀 더 전문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어떨까요?

그러면 나르시시즘과 정신병의 관계에 대해서 말해보자고 했습니다

이제 멋진 답변을 해요

보기에는 멋져요

"나르시시즘과 정신병의 관계는 다양한 이론과 연구를 통하고 있다.

여러 이론들이 있어도 나르시시즘은 정신병의 위험요인으로 간주된다 "

이렇게 설명은 하는데요


프로이트가 나르시시즘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요

슈레버를 분석한 이후에

신경증과 정신병을 보다 엄밀하게 구분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한 겁니다

그래서 정신병에서도 자가 치유 모델들도 있어요

그게 임상에서 등장하고요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 봅시다

"프로이트가 이야기하는 나르시시즘은 단일한 병명이었냐?"

그러니 나르시시즘을 단일한 병명으로 여기지는 않았고

성격이론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소개했다고 합니다.


나르시시즘을 경험하는 것이 인간 발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단계라고요

그렇다면 나르시시즘을 경험하는 게 또 뭘까요?

이걸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높게 평가한다고요


이렇게 대답하는 건요

나르시시즘을 일종의 이기심이나

자기 중심성으로 보고 있다는 소립니다

그런데 나르시시즘이 지나치게 발달하면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르시시즘의 병리라는 이야기도 하기는 해요

그래서 정신분석에서 옛날에 '자애신경증'으로 부르던 게 있어요

번역도 돼 있을 거고요

자애신경증의 범주는 뭐냐?

편집증이나 분열증과 같은 정신병이었어요

이것은 또 리비도 이론이라는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고요

그런데 이 리비도 이론이라는 게 따지고 보면

어떻게 정신 에너지가 움직이는지를 검토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대상 리비도가 있고 자아 리비도가 있고

나르시시즘 이야기를 할 때는 자아 리비도 이야기도 들어가긴 해야 돼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chatgpt는 

인간 심리의 원동력이 욕구 충족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고

이게 대부분 무의식에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무의식에 숨겨져 억압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하는데요

조금 그렇죠?

검열 기관 이야기 나왔으니까

억압 기관이 또 어디냐?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양심'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억압은 자아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자아가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억압을 한다는 거고요

그리고 억압을 풀어내는 것도 자아가 하는 겁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양심은요

제가 프로이트 체계에서 답을 해 달라고 했잖아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양심은 초자아를 말합니다


프로이트에선 초자아 하고 양심을 잘 구분하질 못했어요

라깡에 와서 구분이 좀 된 겁니다

양심을 두고 이야기를 하는데

동물적인 본능과 사회적 규범사이에서 갈등을 느낀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프로이트는 인간에게는 본능이란 말을 잘 안 써요

본능이라는 말은 동물과 비교할 때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인간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본능 충족이 아니라 양심을 따르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chatgpt는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본능은 '충동'이라고 쓰는 게 옳고요

이런 답변이 나오는 것은

chatgpt가 미국에서 만들어졌으니까 그렇게 얘기한 거 같습니다

다른 내용이 하나가 생각이 나는데요

제가 예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쓴 글에서

번역어에 대해서 언급한 게 있어요


본능과 본능적 목표라는 번역어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을 제가 번역기 돌려 가지고 다시 찾아보니까

충동과 충동 목표라는 말로 번역이 되어야 해요

그런데 영미권에서는 번역어에 있어서도 오역문제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문제들이 지금 그대로 다 들어가 있는 거 같아요


자 그럼 chatgpt 얘기로 돌아가서

나르시시스틱 인간의 발달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자기중심적 단계를 제안했다고 하는데

이것을 보다 명확하게 이야기하려면 초기 나르시시즘을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초기 나르시시즘 단계에서는 대상이 없어요

그래서 자기에게 리비도를 투자하는 게 당연하고요

조그만 애가 대상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도 못하는데

chatgpt가 생각하는 초기 나르시시즘이 어느 단계인지

거의 뭐 종잡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발달단계를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중심적 단계와 이후 객관적 현실인식 단계-

조직된 객관적 대상 단계로 이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영어를 그대로 옮겨서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피아제식으로 이야기하면 구체적 조작기에서 형식적 조작기로

진행한다고 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을 다시 던졌습니다

구체적 조작기와 형식적 조작기가 동일한 논리 체계를 가지고

나르시시즘을 활용하는지에 대해섭니다


그래서 나온 답변에서

두 조작기 사이에 서로 다른 논리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요

여기서 나르시시즘적 요소가 들어간다는 건... 

무슨 말인지 좀 알쏭달쏭 하네요


그래서 나르시시즘이 지니는 심리학적 메커니즘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아심리학이라든지

발달 심리학이론을 참조해야 한다고 합니다

프로이트의 자아심리학...이라고 하는데 

안나 프로이트가 자아심리학파에 기여하긴 했죠

프로이트의 자아 심리학이라고 부르기는 

좀 그런 거 같긴 해요

그리고 정신의 지형학적 요소들을 이야기합니다

이드 에고 슈퍼에고를 이야기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나르시시즘은

자아와 초자아의 기능상 문제로 발생한다고 하는 거예요

나르시시즘은 자아에 추가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의 역할을 하지

자아와 초자아의 기능상 문제로 발생하는 게 아니에요


따라서 프로이트 식의 정신분석

즉 정신물리학을 아직은 설명하지 못한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아예 대놓고 이야기를 조금 했어요

나는 프로이트적인 설명을 원하지만

그게 어려우면 프랑스 정신분석가인 디디에 앙지외가

피부자아라는 책에서 설명한 것을 말해달라

그러니까 대략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긴 하는데요

책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진 않아요

디디에 앙지외가 너무 많은 자기 사랑은

자아 발달을 방해하고 심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지적했다고 해요

맞는 말이죠

그런데 이것은 이미 프로이트가 주장한 겁니다

그런데 왜 디디에 앙지외가 말한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그 이론을 언급한 이유가

그녀가 프로이트 이론을 보완하고 발전시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을 자기 사랑의 측면에서 이해했고 

디디에 앙지외는 자기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요

추가로 디디에 앙지외는 프로이트 이론에서 강조되지 않았던

형식적 조작기와 구체적 조작기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디디에 앙지외의 피부자아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어요


제가 조작기를 이야기한 것은요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피아제의 인지발달에 맞추어서 제가 이야기한 겁니다

그 부분이 이상해서 출처를 물어봤어요

여기서 chatgpt는 다른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합니다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고요


그런데 피부자아를 읽다 보면

디디에 앙지외 이 사람이

정신장치 발달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저도 보면서 우와~ 했던 게 있거든요

그리고 Chatgpt가 한 가지 실수를 더 했어요

디디에 앙지외 이 정신분석가 남자거든요

그런데 '그녀'라고 이야기를 한 거예요

그래서 chatgpt는 저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합니다

제가 이런 대화를 하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어요


기호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표와 기의로 나뉩니다

즉 chatgpt가 기표를 다루는 데는 능해요

그런데 기의차원을 다루는 것은 조금 곤란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조금 들어요


준전문가 수준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데

전문가 레벨로 가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


어떤 학문 같은 것을 하게 되면 학파가 만들어져요

그럼 그 학파에서 사용하는 말이

용어는 같아요

그런데 의미가 완전히 다를 때가 있습니다


정신분석을 예로 들면

리비도라는 말이 그래요

프로이트에서 리비도라는 말을 쓸 때 하고

융이 리비도라는 말을 쓸 때가 다릅니다


그래서  각 학파에서 리비도라는 말이 들어가잖아요?

그럼 이제 겉으로 드러나는 기표는 같아요

그런데 그 안에 있는 의미

즉 기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져버리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이 chatgpt가 구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겠죠

전체적으로 그 언어를 사용하는 체계가 있고 

기의는 각 체계마다 달라진다는 거예요


통일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chatgpt가 전문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각 학파의 기의차이에 대해서

선행학습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죠?


그래도 현상과 내용을 기술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놀라운 것 같습니다

좀 전문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전문가적인 감수가 더 필요한 내용들이 많죠


제가 봤을 때 이 Chatgpt 정도면

일반 상담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여겨지기도 해요

제가 개발한 컨디셔닝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그 내용을 사전 학습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하다는 말도 될 거 같아요


저도 chatgpt와 다른 대화들도 많이 시도를 해보긴 했어요

그 대화들도 나중에 다시 한번 다뤄볼 기회를 만들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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