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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Apr 12. 2023

학교폭력과 트라우마

학교폭력을 트라우마로 설명해야 할까?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히트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학폭을 했던 적이 있는 배우들은 모두 방송계에서 퇴출이 되었죠 과거에는 그런 일이 있어도 그냥 묻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경우에도 학폭에 꽤 시달렸다는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하다가 중간에 갑자기 끊긴 말 더듬 사례도 학폭이 좀 관련이 있고요


 보통 신경증이 발병하게 되면 권리 포기가 일어납니다 현실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정신질환이 현실에서 후퇴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권리 포기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경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선택을 잘 못합니다 그렇게 선택을 하지 못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죠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이것을 고민하는 데 한참 걸리는 겁니다 혹은 어디서 다른 사람들이 뭘 먹자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을 다 따라먹는 거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결정하지 못해서 남들 따라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권리포기의 양상은 무척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할 수 있는데 정작 시도도 못해본다는 말입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 나중에 그것에 따라오는 책임이 없거든요 과거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연애를 해요 그래서 알콩달콩 하니 분위기가 좋아요 그런데 어떤 날 커플이 다투게 됩니다 무슨 말을 하다가 '책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말이 들리자마자 표정이 싹! 변해버리는 겁니다 책임이라는 말에 마치 거부반응이 있는 것처럼요 


 만약에 학교에서 폭력을 당했다고 해봅시다 이때의 문제는 힘으로 권리를 착취한다는 게 가장 큽니다 힘으로 눌러버리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그 상태에서 당하게 된다는 것이고요 그러면 당하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계속 당하다 보면 정신적 붕괴가 따라올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때 자아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정신적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이때 신경증 자체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겁니다 현실에서는 괴롭죠 제가 이전 영상에서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신경증은 자아가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등장한 겁니다 그 보호장치가 너무 강해서 문제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신경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뭔가 해보라고 해도 그렇게 잘하려고 하질 않습니다 아니면 고민만 쭉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럴 때 보면 생각을 엄청 많이 합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져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짝사랑에 빠져서 그 사람에 대한 환상만 즐기고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라고도 봅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거죠 어떤 남자가 짝사랑에 빠졌어요.  그런데 고백하면 까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을 잃기는 싫어요 그래서 고백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만 끙끙 댑니다


 이럴 때 그 사람 생각만 하면서 혼자서 괴로워도 계속 그것만 즐기는 겁니다 힘들어도요 즉, 이후에 이별하게 될 책임이 발생하게 되니까 좋아한다는 말을 할 권리도 포기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생각만 즐기는 상황에 빠지는 거죠 

학교 폭력은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트라우마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덮쳐져 오는 일로 발생합니다 정신적 외상이 그렇게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만약 그 폭력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비를 한다고 치면 그 상황은 트라우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은 괴롭지만 정신에서는 그 상황이 닥쳐올 것을 미리 대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신에서는 폭력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단단히 준비를 하는 겁니다 

 자 그럼 우리는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이 어떤 폭력을 당했는지 봤습니다 그 사건이 문동은에게 트라우마가 될까요?  대부분은 그 상황을 트라우마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문동은 입장에서는 트라우마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트라우마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무 생각을 하질 못합니다 머릿속이 새하얘지거든요 그리고 같은 상황에 다가가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드라마상의 표현은 어땠을까요? 만약 실제 트라우마였다면 문동은이 자퇴하고 나서 박연진은 쳐다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똑바로 걸어가서 눈 쳐다보고 한마디 하잖아요?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즉, 그 상황에서도 문동은이라는 캐릭터는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실천하는 겁니다 제가 본 뉴스 중에 BBC 코리아에서 실제 학폭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 게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권리실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찌그러진다는 거예요 그 상황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이니까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하는데요 


학폭피해자들을 지원 대책을 세운다고 합니다 어떤 범죄피해라든지 학폭 피해와 같은 것에서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권리를 우선적으로 살리는 게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학폭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치료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지원범위도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요양 등으로 되어 있는데 


 제 치료경험에 따라서 생각해 본다면 피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권리를 살릴 수 있게 하는 것 그 권리 회복 운동이 꼭 필요합니다 다른 지원들이 다 들어간다고 해도 권리 자체를 회복과 관련해서 상담에서 좀 다루어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럼 오늘 영상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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