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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무의식 출간 1년...

왜 이제야 브런치 책방에 입고를 했을까...

by 박진우
브런치 입고.PNG 드디어 입고한 책

이 책을 만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브런치 책방에 입고를 합니다.


30편의 영화를 분석하면서 다양한 신경증들에 대한 관점을 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처음에는 제가 좀 급하게 작업을 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책 표지에서도 이야기하듯. 저의 할머니가 쓰러지셔서 급하게 보여드린다고 쓴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책을 쓰지 않았다면 그 시기를 견디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페이지도 좀 늘어났다는 점이 있고요.


이 책을 작업하고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힘들고 괴로워서 다른 책 작업으로 곧장 넘어갔습니다. 제가 책을 하나 다 썼다고 해서 현실이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게 임상 사례들을 정리했습니다. 물론 <영화의 무의식>의 내용이 토대가 되어 주어서 임상 사례 분석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책을 다 작업한 후에 본 <영화의 무의식>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개정을 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시간이 좀 지났었습니다.


저를 알고 있는 몇 분은 홍보도 하지 않았던 이 책을 직접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중, 오랜 기간 동안 신경증에 시달려온 분은 내용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기도 했습니다. 곧, 자기 문제를 생각하는데 조금의 도움을 더 주었다고도 합니다. 정신의학적 임상과는 다른 각도로 생각하는 내용이다 보니 그랬을 것 같습니다.



굿윌헌팅.png 정말 위로와 공감일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영화를 해석한 사람들의 권위에 따라서 그대로 영화를 보게 된다는 것이 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영화 굿윌 헌팅은 아직까지 위로와 공감을 표현해주는 영화로 생각합니다만, 저는 그것과는 다르게 보았습니다. 위로와 공감이 치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위로와 공감을 더 중시합니다. 그 점을 융은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인기를 끌려면 마음에 드는 말을 해주면 된다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신분석은 비타협적입니다.


정신분석의 결론은 <니 맘대로 살아라>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사람들의 인기에 편승해서 자기 맘대로 살지 못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니 맘대로 살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라>는 정신분석적인 삶의 태도를 위해서 위로와 공감은 때론 불편한 유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얼굴 없는 미녀에서 등장하는 최면에 의한 정사장면도 그렇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정신 장치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면 최면 시 성관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을 겁니다. 대신 최면의 암시 문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관계에 작용해서 의지대로 활동하지 못하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그것을 이용한 범죄도 존재합니다.)


철학_아카데미_2.jpg 서울 철학아카데미에서 초청 강의를 한번 진행한 뒤에 영화의 무의식을 증정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정신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임상적인 사실들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인 토대들도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현재 작업 중인 책도 진행 중입니다.


그 토대를 마련하면서 영화의 무의식을 집필한 것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딱히 경제적인 실리와는 관계가 없는 내용이지만 실제 임상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도 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임상을 검토하는 데 있어서 실제 사례들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저는 제 임상의 일부들을 책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두 행복한 날 되시고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길 소망해봅니다.


(영화의 무의식은 출판되었지만 매거진에 몇 개의 영화 분석을 더 올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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