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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지혜 Apr 22. 2021

모든 것을 이루는 방법

습관

Photo by Nubelson Fernandes on Unsplash


습관의 힘.


조금씩 꾸준하게 해온 수많은 일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 내가 하는 일들이 몇 년 후의 나를 완성시킨다. 매일, 매주, 매월, 그리고 매년 무언가를 꾸준히 반복해서 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거창하고 큰 목표의 달성은 매일매일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고, 일단 하면 그게 시작이다. 집 정리하기, 가보고 싶은 곳 찾아보기, 책 읽기 등의 소소한 일들이 미니멀리스트, 세계 여행가, 작가와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 아무리 작고 쉬운 행동이라 할지라도 실천하는 그 순간에 꿈을 이루는 여정이 시작된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고 글도 쓰고 여러 습관 만들기들을 연습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불안하고 마음이 급하고 나 자신에게 너무나 엄격해서 매일매일 조금씩 해보자 이런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대체로 항상 비 현실적이고 거창한 목표들을 세웠고, 매일매일 엄청난 변화가 요구되는 계획들을 노트에 거침없이 적어 내려갔다. 그것들을 이루었을 순간들을 상상하며 기쁜 마음으로. "이 정도로 해야지. 독해야 돼 뭐든지. 그렇게 해야지만 빨리 바뀌고 빨리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어"라는 강력한 불길 같은 생각은 "힘들지 않을까? 너무 과한 계획인가?"와 같은 스멀스멀 올라오는 마음의 소리를 누르고 외면했다.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에는 그 어마어마한 계획들도 다 즐겁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계획한 걸 모두 이루고 내 기준에서의 성공하는 삶을 원했다. 진심으로 원했다기보다는 그래야만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는 것이고 불안하지 않을 것이고 주변의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도 자랑스러울 것이라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의 20대는 조급하고 불안정했다. 뭐든지 빨리 어린 나이에 이루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했고 늦게 하는 것은 무언가 실패한 것이고 부끄러운 것이라고 여겼다. 사회적인 나이에 비해 일찍 이룬 것에 대한 칭찬을 들으면 안심이 되고 우월감 같은 것을 느꼈고, 나보다 빨리 소위 성공이라는 것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매우 불안하고 질투가 났다, 나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온전히 신경 쓰고 돌보지 못했었다. 그저 어느 정도 성공하는 것 가족, 친척, 친구들이 어느 정도는 자랑스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삶, 무언가 안정된 커리어, 사회에서 정의하는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신체적 조건, 이상적인 인간관계 등 그 모든 것을 다 성공적으로 이루어야 할 것만 같은 급하고도 불안한 마음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세운 나의 거창하고도 원대한 계획들은 나에 의해서 조금씩 계속해서 미뤄졌고, 그렇게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면 절망과 자기혐오의 늪에 빠졌고, 또다시 새로운 각오고 비슷한 계획들을 세우는 그 무자비한 사이클들을 수도 없이 경험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다. 그 당시 나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내 주변의 상황들이 안타까우면서도 그때의 내가 안쓰럽고, 지금은 내가 나를 우선시하고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그것을 행동으로 연습하고 있어 다행스러운 마음도 든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리적인 시간은 공부할 때도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정말 없었다. 졸업하고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조금씩 해보다 보니 나의 이야기를 써보게 되었다. 커리어 그리고 자기 계발에 대한 불안에서 발생된 집착들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렇게도 힘들어하고 흥미가 없지만 그저 억지로 한다고 여겼던 글쓰기라는 작업이 사실은 내가 즐길 수 있다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브런치라는 새로운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이 열렸다. 내가 세상에 공유할 글 들, 내가 마주하게 될 글들,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는 것 또한 기대한다. 


마음의 여유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느낀다. 내가 나를 우선시하면 자연스레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고, 불필요한 것에 시간 낭비를 안 함으로써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일직선 그래프처럼 아주 쉽게 평화롭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주식 그래프처럼 좋아졌다 나빠졌다는 반복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자신에 점점 집중하게 된다. 나를 위한 시간을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항상 거칠기만 했던 마음의 파동이 서서히 약해진다. 이 파동은 언제든지 다시 강해져 다시 나를 다시 불안하게 만들 수 있지만, 내가 나를 우선시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다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잠잠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직업, 취미, 자기 계발 등의 측면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 무엇을 꿈꾸던 그 꿈이 우리의 지금 현실과 너무나 동 떨어져 있다고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분명히 있다. 일주일에 2시간씩 책을 읽기로 결심하기, 오븐에 빵 구워보기, 자신의 취향들을 정리해보기 등 무엇이든지 지금 그걸 시작하면 된다. 한 가지 정해진 길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길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나에 맞게 내가 시간, 자원, 에너지, 함께하는 사람 등을 조절하다 보면 나에게 딱 맞는 최적의 길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타인이 이미 정해놓은 길을 똑같이 따라 걸어간다고 해서 시간을 벌고 바라는 것을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해야 되는 일들을 조금씩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꿈꿔왔던 그곳에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하게 된다. 그저 주어진 시간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꾸준히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모든 걸을 이루게 한다.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없더라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무언가 이룬 나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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