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부담감에 대한 나의 고백
글쓰기 하나는 자신 있다.
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글을 잘 쓴다고 말해주는 주위 사람들도 있어서, 내가 글을 못쓰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르거나, 잘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이다.
한참 인생의 혼란기가 왔을 때, 이렇게 된 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자!라는 결심을 한 후, 당연히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글을 쓰고 싶다'었다.
그래, 글을 쓰자.
나의 인생을 혼란기의 전과 후로 나눈다면, 글을 쓰고 싶은 이유도 전과 후로 나뉜다.
전에는 그냥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의 글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는 나의 답답한 현실을 해소할 수 있는 나를 위로해주는 소중한 존재. 나를 위한 존재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글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글을 쓰고, 그 글을 누군가와 나누면,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해 줄 수도 있고, 주저앉은 누군가를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가끔은 말 한마디 보다, 짧은 글이 큰 위로가, 큰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혼란기 후 인 지금은 나의 글을 읽는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 받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나의 글이 주저앉은 누군가를 일으켜 세워 줄 수 있는 내민 손이 되어주고 싶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나의 마음이 통했는지, 진심을 다해 글을 쓰고, 그 글을 브런치 작가 지원서에 넣고, 쓰고 싶은 글을 적었더니 나는 작가님이 되었다.
그날 나는 진심으로 소리를 질렀다. 주위에 '나 브런치 작가 되었어!!!'라며 자랑을 하고 축하를 받았다.
기분 좋게 잠을 자고, 다음날 글을 쓰려니 부담감이 몰려왔다.
브런치는 아무 글이나 클릭해도 심금을 울리는 글들과 지식을 알려주는 수준 높은 글들이 가득가득하다는 것을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아니야, 나도 잘 쓸 수 있어' 라며 마음을 다독이며 글을 쓰려고 해 봐도 부담감에 글을 쓰지 못했다.
오늘이 5일 차이다. 고민의 고민을 하다가 글을 못쓸 것 같아서, 나는 고백의 글을 쓰기로 했다.
브런치 작가 부담된다!!!
부담되는 것을 부담된다고 말하는 것! 이것도 멋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나를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브런치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작가님이라고 나를 인정해주었는데, 나는 무엇이 두려웠을까?
내가 원하는 글을 마음껏 쓰라고 이 소중한 공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이다.
나는 나만의 글들로 여기를 가득가득 채우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글들이 쌓이고, 나의 글로 인해 위로받은 누군가가 생겨난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들이 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브런치 작가 되길 참 잘했다.
나의 성장이 나도 기대된다.
나의 글이 나도 기대된다.
나의 글로 위로받을 누군가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