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t them Theory>와 '아구럴수도있겠당'
'그런 의무까지는 없지.'
대부분의 서운한 일에 이런 문장을 뱉으면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개그맨 유세윤 님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문구
'아 구럴수도 있겠당' 과 같은 의미이다.
요즘 <The let them theory>란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우연히 그 책의 저자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그녀는 인생의 많은 고뇌를 이 ’let them'이라는 마법 같은 문장 하나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말한다.
대부분의 괴로움은 내가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많은 책임감을 부여하면서 생긴다.
'저 사람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데.'
'저 사람 저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는데.'
'저 사람 저렇게 살다 간 분명 큰코다칠 거야.'
그런 생각 속엔 상당히 당위적인 나만의 기준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그걸 지키지 않는 상대방에게 화가 나는 것이다.
그 사람 인생은 그 사람의 몫이다.
큰코다치는 것도 결국 그 사람이 겪어내야 할 일이다.
그 결과를 다 알면서 내버려 두는 것은 무책임한 방임이 아니다. 오히려 그 책임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것을 겪어갈 수 있도록 주권을 찾아주는 것이다. 그러니 반대의 상황은 오히려 내가 그 사람의 경험을 함부로 빼앗는 것이 된다.
진정한 공감은 동감과는 다르다.
상대의 생각이 내 생각과 같지 않아도, 나와 다른 존재인 당신이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시민의 자세로 공감이라는 태도가 (이런 말이 참 진부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고뇌를 스스로 만드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저 사람은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하며 힘든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뇐다. 렛땜! 그들에게 내 마음에 드는 언행을 해야 할, 그런 의무까지는 없다. 그러면 정말 마법같이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고 나면 다시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자 이제 뭐 할까?'
그리고 하나 더, 나의 경계를 지키기 위한 말도 더 부드럽게 잘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당신의 영역입니다.’
확실히 선을 그어 보여주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된다.
<The let them theory> 책 보다 몇 년을 앞서간 유세윤 님의 그 문구의 깊은 뜻에 감탄하며!
아구럴수도있겠당
오늘은 그 마법의 문장 덕에 내 하루를 잘 지켜냈다.
https://youtu.be/cweMmuddfoU?si=S5qO_l7xrD5XNrS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