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날, 쓰다 지우며 글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어려운 건 들통이 날까 두려운 까닭입니다. 까딱 잘못 썼다간, 나 자신이 모순덩어리면서 치사하고 비겁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무섭습니다. 한 문장 쓰고 멈칫, 자기 검열에 들어갑니다.
이거 진짜 내 생각이 맞나,
진정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게 맞는 건가,
사실 스스로 속이고 합리화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 따지고 보면 어떤 문장도 내 생각이, 감정이, 느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너, 정말 그렇게 순수해? 사실 너 앞뒤 다 계산하고 따져본 거잖아.” 되묻게 됩니다.
무슨 말이든 편안하게 하고 싶으면서, 적당하게 애두른 이야기는 하고 싶진 않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려려면 이 아찔한 두려움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거죠.
이렇게 온라인에 글을 올리다보면 언젠가 들통을 흔들어 뒤집어 버리고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생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