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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는 푸틴, 승자는 트럼프?

시리아 정권 몰락의 역학 관계..러시아와 이란이 졌다!

by 토미 M

시리아의 '알 아사드 일가' 독재가 끝났습니다. 반군이 이겼습니다.


단순하게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후폭풍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미국 CNBC는 "시리아 반군이 2주만에 번개 같은 공세로 주요 도시를 점령했고,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이란이 패자가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승자로는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과 터키를 골랐습니다. 이런 사태가 국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승자는 왜 승자이고, 패자는 왜 패자인지 CNBC가 분석했습니다.


I. 아사드 왕조의 몰락.. 패자❶ 이란


미국 CNBC는 50년 이상 이어진 '아사드 왕조의 몰락'(the fall of the Assad dynasty)이 즉각적으로 국제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독재자의 축출로 인해 '패자'로 간주되고, 미국, 터키, 이스라엘은 정권 교체의 주요 수혜자로 여겨진다"라고 분석했습니다.


CNBC는, 베렌베르크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홀거 슈미딩의 분석을 인용해,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 없이는 아사드가 거의 14년간 계속된 내전을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사드를 지원해온 이란과 러시아가 가장 ‘큰 패자’ (The great losers are Iran and Russia)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민병대에 무기를 전달하는 주요 경로를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지도에서 보듯 이란이 레바논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리아를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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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란의 경우, 헤즈볼라에 이어 또 다른 대리 세력, 즉 아사드까지 무너지면서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CNBC는 "테헤란이 이제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점점 초라해지는 이란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II. 러시아의 한계? .. 패자❷ 푸틴


러시아는 내전 초기부터 아사드 정권을 지탱해왔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아사드 군대에 충분한 군사 지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당국은 시리아를 탈출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CNBC는,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신흥 시장 전략가 티모시 애시를 인용해 “아사드 축출의 경우 동맹을 결코 버리지 않는다고 자부해온 푸틴에게 엄청난 치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 내의 주요 군사적 요충지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중해로 접근하는 통로로 시리아를 써왔는데, 타르투스의 해군 기지와 함께 흐메이밈의 공군 기지를 운영 중입니다.


일단 시리아의 권력은 잡은 반군 세력은 러시아 군사 기지와 시리아 내 외교 기관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크렘린궁에 확약했다는게 로이터 통신의 전언이지만, 전 정권과 친했던 푸틴에게 장기적인 주둔까지 허락할지는 확실치 않다는게 CNBC의 분석이기도 합니다.


푸틴에게는 시리아가 이래저래 아픈 기억이 됐습니다.


III. 미국 영향력의 귀환? .. 승자❶ 트럼프


미 CNBC는 아사드의 몰락에 따른 러시아와 이란의 약화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게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에 취임할 때, 반대 세력이 크게 약화된 환경에 직면하게 되며, 그것은 곧 미국이 많은 카드를 쥐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전했습니다.


퀀텀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치는 이란과 러시아를 포함한 ‘독재 축’을 약화시키는 첫 번째 주요 지정학적 판도 이동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강력한 제재로 이란을 때리고, 이란의 경제적인 힘이 약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의 입지가 강해질 거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CNBC는 또 경제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글로벌 무역 정책을 강화시킬 수 있고, 미국과 미국 달러를 강화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IV. 이란의 약화 .. 승자❷ 이스라엘, 터키, 유럽


이스라엘과 터키도 승자 가운데 하나로 꼽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아사드의 몰락이 이스라엘 주변의 적대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효과 때문에 승자로 분류됐습니다. 이란은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에 대한 보급 경로로 시리아를 이용해왔습니다.


또 터키는 새로운 시리아 집권층에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득을 볼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습니다.


시리아와 560마일에 걸친 국경을 공유하는 터키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아사드를 전복하려는 반군 그룹의 주요 후원자로 활동해왔습니다. 물론 큰 혼란 없이 시리아가 유지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승자로 분류되는데, 시리아 정권 교체로 인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 수가 줄어들어 최근 반이민 정서와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을 촉진했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V. 맺음말 .. 이스라엘의 시리아 진군


요 며칠, 시리아의 권력 공백을 틈타 이스라엘 군이 시리아 영토로 밀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골란 고원이 있다는 게 외신들의 보도입니다.


시리아,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에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인 골란 고원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장악했지만, 미국을 제외하고, 국제 사회는 이를 시리아 영토로 간주합니다. 유엔은 1974년 골란 고원 내 동쪽 완충지대를 만들어 유엔군을 주둔시켜왔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이번 시리아 내전을 틈타 그 완충지대에 탱크를 배치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숙원이었던 골란고원 1/3을 차지하기 위한 거라는 의심을 받으면서 UN은 협정 위반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은 국가 안보를 위한 '임시조치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고, 미국도 수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내 군사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도 계속되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25km 지점까지 이스라엘군이 진격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진정될 것 같았던 시리아, 또 어디로 움직이는 걸까요? 한쪽에서는 시리아 정권의 몰락 뒤 마치 전쟁이 끝난 것처럼 손익계산을 하고 있지만, 시리아의 국민들은 계속 빗발치는 폭격에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영원히 불타야할 운명일까요? 지정학적 위치가 참 공교로운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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