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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going Aug 23. 2023

침잠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게 물속 깊숙이 가라앉거나 숨음

1.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게 물속 깊숙이 가라앉거나 숨음

2. 마음을 가라앉혀서 깊이 생각하거나 몰입함.

3.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도록 성정이 깊고 차분함

4. 분위기 따위가 가라앉아 무거움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뉘앙스 차이가 어마어마한데!!


일부러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도서관 일로 소모되어 에너지가 바닥난 것일 수도 있지만

능숙하게 현실을 도피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름방학 내내 하루종일 게임을 했다. 

일어나서 게임하고 밥하고 치우고 애들 학원 보내고 게임하고 애들 데려오고 밥하고 치우고 재우고 게임하고 자고

엔딩은 한참 전에 들이닥쳤는데 게임을 끝내기 싫어서 자잘한 챌린지들을 파고 있다. 



내가 도망치고 싶은 현실은

아이들의 아동기가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것이다.(중1, 중3)

끔찍하게 힘들다고, 이러다 죽겠다고 해 놓고 막상 아이 엄마의 신분에서 (입시)학부모의 신분으로 이동하려니 싫은거다. '애들 키우느라 힘든 엄마'가 주는 쉴드가 꽤 컸고, 시간이 쌓이면서 나름의 자아가 완성되었는데 느닷없이-는 아니고 사실, 10년 짜리 코스를 13년 해놓고 '나 너무 잘한다!'며 자기기만 했던거지 뭐-부서 이동이라니.


지금까지 한 학원에 보냈는데 애들 가르쳐주시던 선생님들이 '고등은 대형학원으로 보내세요' 전화를 했다. 

심지어 아들은 7년 간 눈이오나 비가오나 직원처럼 다니던 태권도장을 4품 심사로 마무리했다.  




애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과 이제 뭐든 되어야 한다는 것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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