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0월 14일

by easygoing

빌려온 책:

혐오-감정의 정치학/김종갑

그건 혐오예요/홍재희

옥상에서 만나요/정세랑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제리 포더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역량의 창조/마사 누스바움

깨끗한 존경/이슬아

심미안 수업/윤광준


도서관 외벽을 덮고 있는 아이비가 온통 빨강이었다. (분명 서울보다 남쪽에 있는데 왜 항상 우리 동네 단풍이 빠른 걸까?) 그렇게 타는듯한 빨간색을 보면 [내 이름은 빨강]에서 눈알에 바늘을 찔러 넣는 장면이 떠올라(끼아악!) 눈이 엄청 시큰거린다.


작년에는 여름부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 같이 격렬한 디프레스를 앓았다.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극단적인 방법을 시도했는데 그것이 비 현실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큰 효과를 발휘해 주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4 식구가 24시간 집콕하게 되면서 그토록 소원하던 예상 가능한 내일이 실현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어떤 이벤트도 없이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몸과 마음에 엄청난 안정감을 줬다. 인생의 방학 같았다.


이제는 다 회복되었다고 생각했는데 - 윈터 이즈 커밍. 언데드가 습격하는 것도 아닌데 해가 낮아짐과 동시에 급격하게 불안이 부풀어서 다시 약을 늘렸다. 이 정도는 아주 버틸만하다. 희한한 게 주변에서 코로나 블루라고(정신과가 대성업이다. 병원 갈 때마다 대기가 어마어마하다.) 다들 우울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 약점이 보편화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달까. 이번 겨울은 이 무리들에 묻혀 가만가만 무사히 지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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