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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sweet home

by 재민

무더운 햇빛을 온전히 맞으며 등에는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채 돌아온 나의 홈, 스윗 홈.


거기에는 시원한 보리차와 함께 엄마가 기다리고 계신다. 자식이 오면 무슨 일이 있었던지 기꺼이 안아줄 엄마가 기다리고 계신다.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니. 혼자 있는 게 힘들지는 않았니.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는 있니. 끼니는 제때 챙겨 먹는지, 원룸 청소를 잘하고 사는지. 그리고 마지막은 아주 조금만 더 엄마집에 자주 오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신다.


그런 질문들은 입으로 내뱉는 말이 아니라 한 번의 긴 포옹으로 자식을 안아주며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된다.


응, 엄마. 나 괜찮아. 잘 지내고 있어.


긴 포옹 끝에는 엄마가 해놓은 한 상이 있다. 엄마는 내게 할머니도 아닌데 이것저것 먹으라며 온갖 반찬을 준비해 놓으신다. 아, 맞다. 이제 엄마도 할머니가 되었지.


세월이 어떻게 흘렀는지 엄마가 나를 키우던 나이에 내가 와버렸다. 그때 엄마의 삶의 무게는 얼마나 버겁고 무거웠을지. 짐작이 가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그냥 엄마와 자식 모두 마음과 마음으로 알고 있으려니 했다.




편안한 마음과 편한 복장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그렇게 돌다가 동네에 있는 텅 빈 놀이터에 갔다. 엄마는 그네가 있다면 한 참을 그네를 타셨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나도 옆에 있는 그네를 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엄마와 자식은 서로 같은 리듬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엄마와 자식이라는 게 떨어져 살아도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있으면 같이 올라가고 같이 내려가는 사이구나. 우리는 무더운 날씨에 덥다며 동시에 그네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와 선풍기를 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티브이를 본다. 오늘 하루 별 것 하지 않은 채 잠에 들었다.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엄마가 있는 홈, 스윗 홈. 너무 달콤해서 혈당이 치솟는 우리 엄마의 집은 무엇보다도 건강하다. 자식을 건강하게 만들어줄 엄마의 집.


홈, 스윗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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