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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오래 보자

by 재민

얼마 전 한 친구를 만났어. 그 친구와는 아주 가끔씩 카톡을 나누고 약속을 잡고 저녁을 먹고는 해. 근데 가끔씩 볼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구나”가 진심으로 느껴져. 내 마음도, 친구의 마음도.


이 친구는 20대 후반에 만났어. 우리는 같은 대학원을 다녔지만 교수님도 다르고, 분야도 달랐어. 그런데도 가끔 만나서 소소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친해졌어. 그때는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벅차서 서로에게 서운한 일들도 참 많았지. 지금은 그때의 상황과 환경도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야.


얼마 전에 만났을 땐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식당이라면서 나를 데리고 갔는데, 우연히 거기는 내가 자주 가는 맛집이었어. 이 사실에 놀라는 서로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이런 우연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어. 우리는 그 식당에서 각자 좋아하는 메뉴를 추천하기 바빴고, 결국에는 한 상 꽉 차게 주문해 버렸지 뭐야.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어. 서로의 근황, 가족의 안녕, 하는 일은 괜찮은지, 이직은 어땠는지, 퇴사는 어땠는지, 사랑하는 사람과는 잘 지내는지, 이사는 했는지, 옛날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서로가 섭섭했던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우리는 또다시 친구임을 느꼈어.


가끔씩 보지만, 볼 때마다 서로를 응원한다는 걸 깨달았어. 나는 이런 친구가 좋아. 매일 카톡을 나누지 않아도, 자주 보지 않아도 언제나 내 편에 서줄 것 같은 이런 친구들이 좋아.


그러니 친구들아. 그러니 앞으로 가끔씩 오래 보자.


언제나 너희들을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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