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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by 재민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이 쌓일수록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균형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


워크-라이프 밸런스라던지 가족과의 적절한 거리라던지,


회사에서 하는 가식과 속마음의 조절이라던지.


균형은 너무 중요한데 항상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구나무서기처럼 어려워.


휘청휘청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이.




책을 읽다. 쓰다. 읽다. 쓰다.


컵을 채우다. 비우다. 채우다. 비우다.


우리는 가깝다. 멀다. 가깝다. 멀다.




그러다 문득 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


흔들리는 가로수의 초록색 잎사귀들과 나뭇잎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하는 가을이라는 계절이나,


아이들이 즐겁게 왔다 갔다 하는 놀이터의 시소를 보면


흔들리는 건 어찌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흔들리는 마음이, 일상이, 삶이 너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러니 네가 어떤 곳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휘청거린다고 느낄 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겪는 그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정말 그러다 넘어질 것 같으면 내 손을 잡아줘.


나는 네가 넘어지지 않게 너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지 않을게.


흔들리고 휘청거리는 세상에서 내가 너의 지지대가 되어줄게.


비밀이지만 나도 자주 휘청거려.


하지만 우리 둘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서로를 지지해 준다면 우리는 흔들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네가 나를 지지해 주듯 나도 너를 지지할게.


우리 잘 버텨내자.


무너지지 말고 피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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