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꿈에 그리던 고래는 역시 멋진 지느러미와 등과 배 그리고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고래의 눈은 너무 크고 깊어서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마냥 따뚯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반가워 멋쟁이 푸풍!
여기저기 찢겨있던 나의 몸은 고래를 피해 숨은 작은 물고기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그들이 무리 지어 움직일 때마다 바닷속을 헤엄칠 수 있었다.
내가 아니 나도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
작은 물고기들은 다 같이 앞으로 앞으로 나를 밀어주었고 몸속에서도 몸 밖에서도 나와 함께 헤엄쳤다.
그리고 내 몸이 물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멋진 고래가 내 머리 위로 올라와 나를 지그시 눌러주었고 그럴 때면 물고기들은 내 뱃속으로 들어와 숨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무리가 되어 함께 바닷속 구경을 하며 헤엄쳤다.
내 이름은 푸풍.
나는 바다를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의 놀이터이고 고래 중에 가장 멋지고 특별한 고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