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산책로를 지나고 있었는데 웬 밤송이들이 바닥에 왕왕 굴러다니고 있었다.
도대체 밤들이 왜 저기 있을까 생각하면서 밤의 경로를 따라 가보았는데
그 밤들은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아주머니의 장바구니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든 박스를 보니 밤이 아니라 대추방울토마토였던 것이다.
토마토 색이 까매서 가까이서 봐도 밤 같았다.
저 멀리서부터 토마토가 데굴데굴 흐르는지도 모르고 바퀴가 달린 장바구니를 계속 끌고 오셨던 것이다.
너무 놀래서 " !!! 밤, 아아니 토, 토마토가 흘러요...!! " 하고 외치며 저 멀리 있는 토마토를 주워다 드렸는데 장바구니 주인분은 벙져서 가만히 서 계시고 친구분이 나머지 토마토들을 주우시며
" 아이고, 너무 감사해요, 말 안 해줬으면 흘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 갈 뻔했네! 아이고 세상에 "
하고 말씀하시는데 고맙다는 말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숙였다.
돌아서서 가려다 ' 아차, 나 마스크 썼구나! ' 하면서 다시 돌아서서 " 수고하세요 " 라고 다시 말하고 왔다.
가려진 입으로 미소를 뗘봤자 아무 말 안 하고 눈만 끔뻑끔뻑하는 사람으로 보였을 테니까.
다시 가던 길을 가면서 과연 이 상황에서 수고하세요가 맞는 말일까?
상대방이 고맙다고 하면 뭐라고 말하는 게 적절한 걸까 한참을 생각했다.
" 별말씀을요! "
어떤가. 적절한 말인 거 같다.
상대방이 고맙다고 하면 별말씀을요! 하면 될 거 같다.
왜냐면 나에겐 별 일 아닌 거처럼 느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