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by 응덩
산책 5.png
산책 4.png
산책 3.png
산책 2.png
산책.png







6월 초부터 슬럼프가 왔다. 열심히 잘 달리다가 갑자기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계획한 일을 힘겹게 짠하고 끝냈는데 다음 할 일을 계획해 두지 않아서 내가 이제 뭘 해야할 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더라. 미리 미리 계획을 안 세워두면 주저앉아버린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길을 잃었다면 이제 어디로 가면 되는지 찾으면 되는데

6월초부터 중반까지 약속을 너무 많이 잡아놔서 그럴 겨를도 없었다.

사람이 너무 고파서 들어오는 약속을 다 받았더니 매일 매일 사람을 만나러 나가느라 지쳐가기만 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이 길을 걸어가고 있나 찾아보다 허탈하기만 했다.

분명 나보다 늦게 출발했는데 꾸준히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이 길이 아닌 걸까,

내가 뭐가 문제길래 나만 머무르고 있는 걸까 점점 내 자신이 작아져만 갔다.

3주 간의 슬럼프를 이기고 겨우 일어서려다가 다시 주저 앉아버렸다.




/



오랜만에 바다에 와서 발도 담그고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도 잔뜩 느꼈더니

그동안의 답답했던 감정들이 파도와 함께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아무말을 하지 않고도 그냥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힐링인 느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별말씀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