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챌린지

조그마한 삶의 동기

by 노란똑딱이

요즘 유튜브를 보다 보면 100시간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만원으로 일주일 살아보기 같은 다양한 챌린지가 눈에 띈다. 처음엔 그저 재미로 시청했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저들은 어떻게 저런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내가 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는 세계여행을 결심하고 퇴사를 준비 중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히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보다 안정된 직장을 떠나는 데서 오는 두려움과 고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나는 살아오면서 회사나 학교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것엔 익숙했지만, 스스로 선택한 도전은 얼마나 있었을까? 내 힘으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분명 작은 도전들이 내 삶에 변화를 만들어낸 순간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2015년의 ‘Paperfree’라는 나만의 챌린지다.


‘Paperfree’라는 도전


2015년, 애플에서 새로운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을 출시했다. 당시 나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노트와 교재를 잔뜩 챙겨 다니는 무거운 가방이 늘 불편했다.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를 쓰지 않고 전자기기로만 공부하는, 나만의 작은 도전을 시작했다.


큰맘 먹고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을 구매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PDF를 불러오는 앱은 자꾸 버그가 났고, 노트 필기 앱도 기대만큼 매끄럽지 않았다. 게다가 과제를 학교 웹사이트에 업로드하는 과정에서 아이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불편함이 쌓이자 이 챌린지를 이어갈 힘을 점점 잃어갔다. 결국 아이패드를 중고로 판매하고 다시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당시엔 실패로 느껴졌던 이 경험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돌아온 기회


2020년, 복학했을 때 캠퍼스 풍경은 달라져 있었다. 친구들은 무거운 책 대신 태블릿과 노트북을 들고 다녔고, 학교에서도 디지털 교재를 권장했다. 시대가 변했고 책을 들고 다니기보다는 다시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게 어떨까 싶었고 유튜브를 찾아보고 이번에는 신 제품보다는 중고제품으로 가성비를 챙겨보기로 했다.


몇 년 전과는 달리 이번엔 다르게 느껴졌다. 2015년의 경험 덕분에 디지털에서만 작업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PDF를 정리하고 노트를 필기하는 일도 자연스러웠다. 이전에 실패했던 시도가 이제는 새로운 환경에서 나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밑바탕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도전이 주는 가치


그때의 작은 도전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거나 혹은 아예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선택했던 그 작은 챌린지가 나를 움직이게 했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경험은 나만의 자산이 되었다.


결국 도전이란 그런 것 같다. 목표를 이루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이제 나는 새로운 챌린지를 생각한다. 큰 것이 아니어도 좋다. 삶에 작은 변화를 주는 도전들, 그것들이 쌓여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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