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가깝지만 먼 사이.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풀타임 (주40시간)을 일한지 어느 덧 1년.
이전에는 파트타임으로 여러 곳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던 나로써는 한곳에서만 일한다는 건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지금까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 동안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걸 좋아했던 이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여러개를 나눠 함으로써 일의 만족감을 채우는 것이 제일 컸지만 몇가지의 이유 중에서 반복적인 일상을 조금은 덜어보기 위함도 있었다.
첫 6개월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것 저것 배우느라 정신도 없었을 뿐더러 너무 많은 직장내의 혜택에 눈이 돌아가 새로운 것을들 알아가는데 정신이 팔려 같이 일하는 부서 사람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그저 흘러가듯 간단한 안부인사들 뿐이었다.
몇번은 직원들끼리 따로 나가서 사석에서 만난다던지 혹은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선 나도 사석에서 만나고 친구들을 사귀고 해봤지만 사실 이제는 가정이 생기고 나이도 들어서인지 사석에서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 자체가 그립기도 했지만 동시에 달갑지만은 않았다.
특히 비슷하게 가족이 있는 직원들은 다들 본인 가정사에 바빠서 그런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어느날 같은 부서에 있는 직원에게 쉬는날 날이 좋아 아들과 나들이 갔다왔다고 얘기하자, "엥? 너 아들이 있다고? 너 20대 초반인줄 알았는데?" 라며 농담이라도 기분좋은 말을 들었고. "그럼 너 결혼했어?" 라는 말에 "어 결혼했고 아들도 있고 곧 둘째도 나오는데?" 라고 말하자 다들 하나같이 "헐?" 이라며 반응을 보였다.
아들이름은 뭐냐며 딸 이름은 정했냐고 둘째는 언제 출산하냐며 그전까지 받지못한 스포트라이트를 여러사람에게 받자 질문세례에 모두 답하기위해 그날 내 힘을 다 쏟아부었다.
직장내에서 항상 인기있는 사람들이 있다. 일을 특출나게 잘해 인정받는 사람도 있고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도 있고, 이들 중 나를 분류한다면 나는 남에게 항상 안정적이고 또한 필요할때 언제든 준비가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일을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 메이커 또한 아니다. 그저 한 사람 몫을 하기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늘 그자리에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난 직장에서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만났을때 정말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전에 말했던 몇번 충돌이 있던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한눈에 알아보듯이 난 그녀석을 단 한눈에 알아보았고, 나보다 더 노력하고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자세가 너무나도 멋지게 보였다. 그 후 모르는 것, 내 직급에서 느끼는 것들을 그 친구와 나누기 시작하였고, 직급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면모에서도 배울것이 많다는걸 느꼈다. 그렇게 친해지고 있는 와중에 그 녀석이 6개월간 파견을 간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도 아쉬웠고. 그 후 그 친구는 아예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해버렸다. 가끔 연락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는걸 느꼈다. 이제는 가까웠다가 멀어진 친구를 바라보듯. 자잘한 것들을 토해내고 공유할 사람이 사라진거에 빈 자리를 아직도 느낀다.
그 후 나는 더욱더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 선을 그어버린 것 같다. 미국 내에서 직장은 두 부류로 나뉜다. 공과사가 확실히 나뉜 사람들, 혹은 그 관계를 회사내에까지 확장하는 사람들.
나는 내 자신이 안정적이고 멘탈도 강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기댈 사람이 생기자마자 사라진 것에 상실감이 컸던 모양이다. 직장내에서는 관계가 길수도 있지만 이 또한 직장이기에 짧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