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이중성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모순

by 노란똑딱이

내 언어에 대해 말한 뒤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그 표현이 올바른지 아닌지에 대한 고찰.


다년간에 있어서 가끔씩은 내가 구사하는 영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내가 올바르지 못한 문장으로 말할 때도, 혹은 흔히 쓰이는 표현을 말할 때에도 가끔은 사람들이 나를 다른 눈빛으로 쳐다볼 때가 있다.


나에게 일부러 그런 티를 내거나 혹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괜한 핀잔을 줄 때.


D226F6F7-84F7-44E0-9E8B-7F5D6547FD60_1_105_c.jpeg 보스턴의 거리

어느 날 손님에게 받은 피드백 중에 충격적인 말은 "적어도 이 회사는 영어를 제2 국어로 쓰는 자를 고용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이 얼마나 황당한 말인가. 내가 아무리 공식적인 위치에서 손님들을 대하더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손님들은 내가 말하는 한 마디마다 뜻을 담으려 하고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그 피드백을 받은 후 나는 여러 매니저들과 상담을 요청하여 내가 가진 악센트가 그렇게 나쁜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 의논하였다. 당연히 내 영어가 완벽하지 못하는 건 나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매니저들은 본인들이 겪었던 언어 차별에 대해 말하며 정말 흔한 것이라며 개의치 말라고, 너의 영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나를 다독여줬다.


한 A 매니저가 들려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손님이 받는 서비스가 다음에 안 든다고 하여 상위급 매니저를 데려오라 요청하였고 매니저와 직원이 대동해 똑같은 말로 서비스를 거절당하자 손님은 매니저에 너같이 저급 영어를 쓰는 사람이 이 회사에서 매니저로 뽑을 리 없다고 내가 아는 이 기업은 이런 저급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다며 진짜 매니저를 데리고 오라 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A 매니저는 한 동안 망치에 얻어맞은 사람처럼 그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했다. 아무리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장이라지만 한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단어를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손님이라는 위치에서 가하는 언어 차별은 정말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미국에서는 내가 쓰는 영어가 조금이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내가 쓰는 문장, 단어 하나하나를 가지고 따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로는 그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순간적으로 돌변하여 나를 내려보는 경우가 수두룩 했다.


아마 미국에 살면서 정말 100%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정말 흔하게 느껴볼 수 있는 공통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그런 적은 없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말하기 전에 한번 더 말할 단어들을 고민하는 나이다.


또 어느 날은 마스크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아이가 있는 나에게는 코시국에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필수적인 거였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이해해 내 목소리를 높이거나 혹은 느리게 이야기하여 대화하려 노력했다. 나는 상대방이 이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나에게 왜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있냐 너 혹시 코로나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며 나를 눈총주기 시작하였고 나를 불편하게 여기는 손님을 다른 직원에게 인계한 적도 있다.




어느 날은 손님이 나에게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 하라며 강요를 하였고 자기는 20년간 영어교사로 일했지만 너의 영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면 너랑 이야기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아 나는 매니저를 통해 다른 직원에게 인계하려 하였으나 손님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직원을 요청하였다. 그 당시 회사는 직원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여야 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매니저가 벗을 수 없다 말하자 그 직원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나를 차별하려 든다라며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하려 하였다. 매니저는 침착하게 내부 촬영은 가능하나 자신을 찍지 말라며 친절하게 대하였지만 그 손님은 협박하듯 달려들었고 우리는 세큐리티를 통해 정책에 따라 그 손님에게 서비스를 정중히 거절하였고 손님은 자리를 뜨는 순간에도 카메라를 들이미며 내부로 들어와 차별하는 걸 찍으러 왔다며 매니저에게 넌 내 변호사랑 곧 이야기할 거라며 협박을 하였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직원을 요청한 것은 손님의 요구이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자기가 20년간 영어를 가르쳤지만 너의 영어를 단 한마디로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불만을 털어놓았을 때


나는 그럼 매니저를 통해 다른 직원으로 인계하겠다고 말하자마자
그 손님은 Okay라고 답하였다.


그렇다. 이 사람은 내 말을 알아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이 손님이 지금 나를 영어로 지금 차별하려는구나라고 느꼈다.


어느 날 손님이 나에게 너 어디 졸업했냐라는 말에 나는 이 직업을 가지기 위해 어떤 전공을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내가 어디에서 졸업했냐는 질문에 손님은 단순히 자기가 아는 사람인 줄 알아서 물어본 거였지만 이래저래 영어로 많이 호되게 당한 후에는 이 친구가 내가 쓰는 언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를 재는 건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간단한 질문조차도 내가 불안해하는 요소가 되어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저 호기심에서 나온 말일 수 있었지만, 그 질문이 나를 평가하거나 의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처럼 느껴졌다. 언어의 장벽과 과거의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는 상대방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수록, 나는 점점 더 타인의 말을 의심하고 경계하게 되었고, 결국 간단한 질문도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소통의 어려움이 이렇게 나의 일상에 깊이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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