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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udio Mountain Oct 24. 2017

[효자바베서촌] 이태리 포차의 변신

한국 전통대중식당 ~관,~옥,~정 애호가가 바라보는 맛보는 집에 관하여


효자바베서촌 1편 비지니스컨설팅 이야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살기 위해 먹을 것인가,
먹기 위해 살 것인가?



고독한 미식가와 욕망의 맛보기


먹고살기 바빴던 과거와는 달리 채널을 돌리면 어디서든 먹방 프로그램이 넘쳐 납니다. sns에서는 이미 먹을거리로 도배하는 행위가 거대한 폭풍처럼 지나가며 트렌드로 인식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어느 음식점 음식이 맛이 있더라” 할라치면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우르르 몰립니다. 


인간의 본능이기도 한 먹는 행위는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산다" 할 정도로 이제 욕구를 넘어 거대한 욕망이 되었습니다. 미식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되어 가고 있고 일정 부분 먹는 것도 고급화, 생활화가 되었다고 봐야겠지요.


TV 도쿄 히트작 - 고독한 미식가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라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다는 것, 더 이상 먹는다는 행위는 식욕을 채우는 본능적 행위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맞물려 맛보는 것이 되었죠. 그래서인지 맛은 이미 식음료 브랜드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이 되었습니다. 



하동관 맛배기 ㅋ 


대부분 창업주들은 매장 위치가 결정이 되면 곧바로 메뉴 고민으로 머릿속이 가득 찹니다. 새로이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는 뭔가 맛만으로는 불안합니다. 매장을 어떻게 꾸밀지 그릇은 뭘 쓸지 그다음, 그다음 고민이 끝없이 이어지지요. 

그렇다면 맛 다음에는 무엇이 중하냐..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기가 좋은 떡이 먹기도 좋겠지요?

보기가 좋아야 한다는 것  식당이 단순히 먹는 집이 아니라 충분히 즐기고 맛보는 집으로 경험하기 바라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욕망을 충족시키는 두 번째 키워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하지만 이것이 바로 다수가 궁금해하는 대박집 만드는 공식의 핫 버튼이자 앞에서 말씀드린 브랜드 접점 (contact point)과 맞닿는 맥락이기도 하지요.


보기 좋고 맛까지 좋으면 다 되는 것이냐? 

너무 간단하네요 ㅜㅜ 


 [ 셰프의 테이블 ] 음식을 대하는 철학 - 정관스님편 :  깨달음의 70%는 음식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개인의 취향과 맞닿는 지점이 있을 때 브랜드와 사랑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하였을 때 합리적이거나 이익이 된다면 더욱더 선호하게 될 것이고요.



대박집 만드는 공식 3가지 - 복습 편


정리를 하자면 


  맛이 있고, 
 보기 좋고 ,
브랜드 철학(아이덴티티- 정체성)이
확실한가?



이 세 가지가 가격 공간 서비스 면에서 합리적으로 제공된다면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기본적이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젊은 클라이언트 두 분을 모시고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설명드린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맛보는 행위를 어떻게 해야 브랜드만의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서문을 마치고 지금부터 효자바베 메뉴 기획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이태리 포차의 정겨운 탈바꿈 - 메뉴 기획 


처음 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 아무래도 체부동 근처 배화 여대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여성과 여대생을 타겟으로한 이태리 포차를 의뢰하셨습니다. 구상 중인 메뉴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프로 셰프답게 A4 용지 한가득 메뉴를 적어 오셨거든요.  따라서 호프에 어울리는 이태리 요리들이 많았지요. 너무나 다양한 구성이 실제로 플레이되었을 때 어떨지 상상하니 메뉴 필터링 작업이 급선무였습니다.


구관이 명관 - 대중식당 애호가가 생각하는 맛집의 조건


워낙 개인적으로 노포를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대중식당 애호가(ㅋㅋ)인 저희 기준에서 맛집을 찾아다닐 때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합니다.  전통의 손맛이 있는 집인지 그리고 메뉴 개수가 적당한지를 예리한 눈으로 체크하지요. 반드시 노포가 아니어도 단일 메뉴를 판매하는 전문점일수록 맛이 보장되고, 또 재료의 순환이 빠르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겠지요.


효자바베 입간판 모티브가 되어준 노포 목간판


이 기준을 바탕으로 메뉴 기획 및 브랜딩 회의를 진행하였고, 이후 픽스된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다음은 초기 클라이언트 상담 시 정리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클릭하시면 잘보여요~: )



그래도 많이 추려졌네요.=3 


3번, 4번 버거와 핫도그는 테이크 아웃 매출을 5번 라이스는 점심시간 매출을 고려하여 선정한 메뉴였습니다. 이후 가오픈을 해서 저녁 타임 기준으로 메인 메뉴만 판매를 하게 되었는데 이것으로도 충분한 매출이 나오자 저녁 영업만 하는 걸로 되면서 라이스와 사이드류는 저절로 추려지게 되었죠. 6번 파스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그 맛을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하기 힘들었습니다 ㅜㅜ 



 수제 패티에 루꼴라를 곁들인 효자버거 비주얼 


사랑스런 라볼파이아의 파스타가 효자특면으로 변신~


효자바베 - 네이밍 스토리


일단 메인 요리는 모둠 바베큐로 결정되었습니다. 여기서 이태리 포차가 아닌 다른 아이덴티티의 가능성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효자바베가 효자바베가 된 이유이기도 하지요.


네이밍 회의 중 클라이언트가 젠틀바베와 효자바베 등등의 의견을 내셨고 얼른 후자가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골목에서 풍기는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이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효자동 근처 시장 골목으로도 많이 인식하고 있어 효자동 + 바베큐에 발음하기 쉽게 큐를 빼서 효자바베가 탄생된 것이랍니다. 메뉴의 사이즈도 정겨운 느낌을 더하기 위해 '효'와 '자' 단어를 사용하여 구분하는 것으로 제안드렸습니다.

 

숯불에 훈연하는 바베큐이기 때문에 차콜을 강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하였습니다.

 


7080 추억의 타임머신을 타고


효자바베가 들어설 먹자골목은 실질적인 골목 상권에서의 타겟 비율을 회사원 60% 외부인 25% 원주민 15% 정도로, 퇴근시간이 되면 3~40대 오피스족이 넘쳐나고 중장년층은 물론 주말에는 젊은 층과 나들이객이 어우러지는 부담 없이 편한 장소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양식의 메뉴들이 이 골목 안에서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질까?가 최대 난관이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다는 특성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죠.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낄 것인지를 고민하며 키워드를 설정했습니다.



솔루션 :  노포의 전통적 아이덴티티를 투영하자!



키워드 : 뒷골목 / 익숙함 / 편안한 / 한국적인 / 서민적 / 부담 없는 / 맛집 / 재해석


종로를 기준으로 뒷골목과 어울릴만한 자료들을 서치 하다 보니 70~80년대 자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숨은 그림찾기 : 80년대 종로 뒷골목에 맥파이 하우스가 있었네요? 


고소한 맛의 흑맥주 - 맥파이 포터 픽업을 제안하였습니다.


아 이거구나~ 

타임머신을 타고 30~40대의 추억과 향수를 담은 80년도로 가야겠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오래된 한국의 대중식당 전통성을 세련되게 재해석하고, 머테리얼 플레이트 소품 공간 브랜딩에 투영한다면, 서양 음식의 레시피를 가지고도 더없이 편안하고 부담 없는 맛집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지요. 


재해석의 의미에서 트렌드 전선에 있는 경리단길의 수제맥주 맥파이 픽업을 제안하였고, 브랜드를 연결하는 비지니스를 저희 스튜디오에서 직접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포터를 메인으로 프로모션 하였던 것은 고유의 흑색깔이 은연중에 숯(차콜)이 연상되기도 바랐기 때문입니다. 


맥파이 포터 프로모션 포스터


이밖에도 고래맥주의 페일에일을 직접 컨텍해드렸습니다.

원래는 ' WHALE ALE '이 정식 명칭입니다. 저희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효자바베 컨셉에 맞게 고래맥주로 변경하여 표기를 하였는데 고객 반응이 좋고 판매량이 월등하여 고래맥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


효자한우구이 효자특면과 고래맥주 



유명 먹방에 소개될 만한 쇼킹한 비주얼을 만들자는 미션도 설정하였습니다. 뒷골목 시장길에 막퍼주는 집의 서민적이고 한국적인 푸짐한 플레이팅 컨셉이 떠올랐습니다.


산더미불고기


여기에 약간의 트렌드 한 품위를 곁들이기 위하여 바베큐위에 로즈마리 곁들이는 플레이팅을 제안드렸지요.


효자바베의 꽃 ~ 로즈마리 *


로즈마리를 곁들인 BBQ 를 한국의 대중식당(~관 ~옥 ~정)의 플레이트를 모티브 삼아 전통적으로 재해석 하였습니다.
이태리 토마토해물 스튜 - 꼬제를 한국적으로 변형한 효자탕 ! 전통적인 플레이팅에 반전있는 맛!!!


수차례의 기획 회의와 메뉴 테스트를 거쳐 정말 vj 특공대에 나올만한 비주얼이 완성되었습니다 ㅜㅜ 

모둠 바베큐의 코스트는 2만 5천~3만 원대로 다소 무거운 편이 었기 때문에 퇴근 후 혼술족을 위한 메뉴도 제안을 드렸습니다. 피맛골을 중심으로 종로구 곳곳에는 참새집이 참 많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가벼운 가격대(4천원) 꼬지 메뉴도 준비하게 되었지요.


참새집 메뉴판
 혼술족을 위한 맛배기 꼬지메뉴



제주도의 맛과 향으로 느끼함을 해소하자~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바베큐의 특성상 입맛을 살려주는 소스와 음료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젓갈 양념과 한라산 소주를 적극 추천드렸고요. 고향집이 제주도인지라 요리를 하시는 어머니께 부탁하여 로컬식 오리지널 레시피를 적어서 전해드렸으며, 제주도 수산시장을 직접 컨텍하여 저렴한 가격대에 싱싱한 갈치속젖을 공수하게끔 도움을 드렸습니다.




외식 브랜드의 화룡점점 - 플레이팅 기획


서양식 메뉴에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아이덴티티를 투영하기 위해서 한국적인 플레이팅을 기획하였습니다.

디앤디파트먼트의 나가오카 겐메이가 제안했던 서울의 롱라이프 디자인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으며, 수제 맥주를 위한 맥주잔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쭈~욱 감상해보실까요~


노포에서 사용하는 친근한 스댕(?)그릇들을 참고하였지요~
이천 도기가마에서 제작한 효자특면의 플레이트 
80년대풍 넵킨꽂이



80년대풍 그라스잔 위주로 픽업하였지요.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발견한 꼬지그릇
효자사라다 접시와 후추병도 골랐어요~ 
테이블에 늘어놓고 회의중 ~ 한국적인 컨셉이 느껴지시나요?


이렇게 해서 효자바베 메뉴와 플레이팅 기획을 전개하면서 드디어 브랜드 접점이 완성되었습니다. 포스팅을 하다 보니 배가 고프네요. 오늘 저녁에는 시원한 수제 맥주와 푸짐한 효자바베 어떠세요?





다음 편에는 입체적인 브랜드 접점을 만들기 위한 기획 작업 [효자바베서촌] 공간 브랜딩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7 Studio Mountain
스튜디오 마운틴은 브랜드 기획을 기반으로 2013년 설립된 토털 브랜딩 스튜디오입니다.
http://studiomount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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