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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실시옷 Mar 21. 2024

한 땀 찔러 넣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정리하려고 시작한 바느질 수업이었는데 마음의 불을 지폈다.

‘작업하고 싶다.’

바느질은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하기 쉬운 취미는 아니다. 자수를 하다 보면 정신없는 생활에 바늘이 실종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내 책상에서 까불거리던 첫째가 바늘에 찔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백 개도 넘는 실은 컴컴한 밤에 색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모두가 잠든 밤, 수를 놓고 잠들었다가 아침에 색을 후회하게 되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하기 어려운 이유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더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할 수 없으니까 하고 싶다.

 언제나 고민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 할 수 있는 것인지, 해낼 수 있는 것인지. 그림을 그리고 수를 놓고 글을 쓰는 건 그냥 내 욕심일 뿐인지, 조금의 희망이나 틈이 있는 건지… 조여드는 생활비의 압박에서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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