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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실시옷 Apr 19. 2024

만남

오늘의 만남과 대화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오면 대화를 복기하느라 바쁘다. 어떨 때는 허세가 들어간 바보 같은 말만 잔뜩 늘여놓은 내가 너무 싫어서 괴롭고, 언제는 대화에 숨어 있던 외로움들이 슬프다. 그래도 언제나 만남은 새로운 생각을 던져주고, 다른 길을 보여주기도 한다. 살아갈수록 중요한 것은 실력도 수완도 아닌 만남인 것 같다.(인맥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모든 길은 만남으로 열리고 닫히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관계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그게 너무 어렵지만…

 오늘은 보자기 선생님께 안부를 전하러 갔다. 버스로 30분이면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리인데 그동안은 육아 때문에 한 번을 못 갔다. 마침 남편이 월차로 쉬는 날이었고, 아이가 낮잠을 길게 잘 것 같아서 번개를 신청했다. 오케이 답장을 보자마자 집을 나섰다.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버버 거리는 편도 아닌데 유독 선생님을 만나면 버퍼링이 걸리는 느낌이다. 왜일까? 선생님의 반짝거리는 눈망울에서 보이는 에너지 때문일까? 예상치 못한 질문 때문일까?

‘그래서 뭐 하려고 해요?’라는 중심을 훅 찌르는 질문에 안일하게 지내던 내 일상을 들켜버렸기 때문일까? 내가 했던 답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요. 독립출판사를 만들고 이북을 출판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그림책 만드는 일을 알려줄까 해요.‘ 머릿속에 머물던 계획을 엄마가 아닌 누군가에게 말한 것은 처음이다.

’어머! 어울린다. 자수보다 훨씬 어울려~‘ 대답이 의외였다. 책이 어울리는 사람이라… 부끄럽게도 나는 책 욕심이 있지만 읽는 기쁨보다는 소유에 만족하는 소비족이다. 그래도 어울린다니 기분은 좋다. 어쩌면 잘 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하루를 복기하며 글을 쓰다 보니 잘 시간이다. 오늘도 그 이야기를 했다. ‘저는 규칙적인 삶을 좋아해서 100프로 쏟아붓진 않는 것 같아요. 잘 때가 되면 일을 하다가도 자야 하고 , 밥을 먹을 때면 먹어야 하고…‘ 이런 내 성향에 열등감이 있곤 했다. 미지근한 느낌이랄까?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또한 인정해야 한다. 나는 그냥 그런 사람. 그런 나에게 맞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찾으면 된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나는… 지금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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