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베푸소서

27. 언어의 고통

by 알레프

뼈 있는 말이 대화를 건다

안에 숨진 자신을 꺼내 달라한다


조각에 솜씨도 없는 내가

부름을 받들어

21세기 피에타를 만들기 시작한다


1년이 걸려

모든 불순물을 제거했을 때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는 건 성자가 아닌

누군가의 딸과 아들이었다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기 위해

차라리 구박해줄 누군가라도 있다는 것에

참고 감사하며 살던 청춘들


마지막에는

숨 쉬는 방법을 배운 걸 후회하며

뼛가루조차 남지 않길 원하던 그들은


자신을 때리고 튕겨져 나간

이 뼈 있는 언어 속에

길고 긴 시간을 갇혀 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의 몸에

위로를 한 나의 이름을 생길 수는 없었다


이미 조각에는 지워지지 않을 보랏빛 멍이 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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