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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교육 생각 Apr 07. 2023

[006] 비밀의 숲

조승우 씨의 인생 작품으로 불리는 드라마를 꼽자면  이 작품을 꼽을 것이다. '비밀의 숲'. 드라마의 핵심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극 중 어떤 인물은 다음과 같은 독백을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적절하여, 일부분을 옮겨본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은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 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중략)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되었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수 있을 정도로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중략)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뺐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바꿔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시기를 놓쳤다.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서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 내용을 같이 보시라.


(1) [김종배의 시선집중] 4.7 방송, 10.29 참사 희생자 고 문효균  아버지 인터뷰 중.

"자식은 부모한테 살아온 인생이고, 앞으로 살아갈 희망과 용기의 대상인데, 그런 애가 사라진 순간에 앞으로 삶이 사라지고 살아야 할 게 없어졌잖아요."


(2) [MBC 뉴스데스크] 4.6 방송, '엄마랑 배낭여행 가기'.. 끝내 못 이룬 주원이의 꿈.

 https://www.youtube.com/watch?v=Hi3kJaOY8VA


(3) 광주지역 맘카페 글 일부, 줄거리만 요약

앞으로 학폭 대입 반영을 강화하니, 대입 학교장추천에 고등학교마다 추천할 수 있는 인원 제한 때문에,

자기가 추천받으려고 경쟁자 쫓아내기 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 학폭이 입시에 반영되면 경쟁자 쫓아내려고 역학폭이나 학폭 무고하는 일이 늘어날지도? 학폭 신고 당하면 학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스트레스받아 학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더라.

(후략)


피의 제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맞다. 이렇게 자꾸 사람이 죽어야만 이슈가 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이 죽어야만 하는 세상이다. 아이는 부모가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다(1). 그런 아이가 학교에서 고통받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2). 박주원 양의 뉴스가 저렇게 떡 하니 걸려 있는 이 와중에 엄마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아이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다면, 어떻게 사과를 하고 피해자를 위로할지 고민하는 일은 전혀 고려도 없이 대입 전형 독점을 위한 방해 공작을 의심해 보란다. 역 학폭이라니? 학폭 무고라니?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아이들이 정말 당신들처럼 썩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학교장 추천 전형이라는 게 학교에 몇 장이나 배치되나, 잘해야 두장이다. 애초에 당신의 자녀들이 그 두장을 노릴만한 수준이긴 한가? 또, 광주가 그리도 비인간적이고 정 없는 동네였나?


학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었는지, 피해자로 밝혀진 아이를 먼저 보호하는 게 우선 아닌가! 잔인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되었는데, 무슨 얼어 죽을 스트레스, 학업을 찾는가! 정 XX 검사 아들사태를 보고도 느껴지는 게 없나? 진술서 코치가 필요하다는 말은 쓰지 않았는가? 소송을 길고 지지부진하게 끌어서 아이 대입이 결정된 후에 확정판결이 나게 하라는 말은 쓰지 않았는가? 엄마 흉내만 내면서 대체 당신들이 무슨 글을 쓰는 건지 인식하고 있긴 한 건가?


한 번만이라도 들어보라. 아이를 잃은 부모의 목소리를, 10.29가 있은 후로 이미 6개월이 되어가지만,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눈물과 미안함이 가득하다. 우리는 세월호에서도, 10.29에서도, 무수히 많은 아이들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지금도 어디엔가 벌어지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아이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중이다.


다시 말하겠다. 피의 제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더 많은 아이들이 피를 흘릴수록 세상은 더욱 살만해지겠지. 잔인한 얘기지만 들어라. 너희의 자식이 다음 차례다. 너희의 자식이 피의 제물이 될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너희의 자식이 흘린 피로 더욱 아름다워질 테지. 그때 내가 다시 당신들에게 물어보마. 역 학폭은 아니었냐고, 학폭 무고는 아니었냐고. 공부 잘하는 친구를 괜히 스트레스받게 하려고, 학업에 지장이 가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냐고. 뭐라고 대답할 생각인가. 대답을 미리 정해라. 당신들의 자녀가 살게 될 세상은 그런 세상이니까.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는 제자를 지키고 싶다, 살리고 싶다. 당신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아이들을 지키자.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희망이자 용기 그 자체다.



ps. 이 글에 불편해맘카페 회원분들께 바친다. 여러분이 그토록 바라는 의대생 + 학폭보다 걱정하던 학업 스트레스가 연결되면 이런 뉴스가 된다. 어떤가? 만족스러운가?


[2023.04.06/MBC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lr5wcbOHw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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