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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교육 생각 Apr 27. 2023

[007] 천 원의 아침밥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다리고 설레어하는 방학이, 누군가에겐 그나마 먹을 수 있던 점심 한 끼조차 포기해야 하는 그런 현실. 어쨌든 내 최대 고객은 아이들이기에, 몇 푼 안 되는 돈이나마 꾸준히 기부하고는 있다만, 이런 시스템 자체를 해결해 줄 수는 없는 것인지에 대한 한탄이 내 아침을 채우곤 한다. 그리고 그 한탄이 잊힐 때쯤,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저 단어. '천 원의 아침밥'. 어감이 그리 좋지는 않다. 왜 하필 천 원인 건지, 든든한 아침밥, 건강한 아침밥, 즐거운 아침밥, 행복한 아침밥.. 앞에 붙일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이 널렸는데, 그 천 원마저도 없는 아이들은 대체 어쩌라는 건지..


대학에서는 이런 지원사업을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에게 쓰는 돈이나, 환자에게 쓰는 돈을, 심지어 세금을 지출하는 거지, 지돈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아까워하는 어떤 권력자와 참으로 닮았다. 정부에선 꼴랑 '천 원' 지급하면서, 인심 쓰는 척하고, 정작 그 '비용'을 대학 보고 감당하라며 너무나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하는 모습에, '아 맞아. 대학 이 x끼들도 다 장사꾼이었지..', 봄날 정취에 유약해진 내 정신을 단단히 무장한다.


교육자라면, 먼저 스스로의 강의력을 점검하고, 아이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해주기 위해서, 본인의 분야가 아니더라고 꾸준히 찾아보고, 아이들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 아닐까. 이건 강의를 하는 교수뿐만이 아니라,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기관의 임직원 모두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품성 아닌가! 적어도, 미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 더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해서, 아침밖에 주지 못해서, 정말 학생들을 당신의 자녀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안타까움이 먼저이지 않을까.


전에 별다방에서 일할 때, 그때 시이 6500원 정도였나 그때도, 한 시간 일해서 커피는 먹을 수 있었지만, 밥은 먹을 수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이 받게 될 최저 임금으로, 커피 한잔은 사 먹을 수 있겠지만, 밥을 사 먹을 수는 없다. 출산율 문제에는 조 단위의 돈을 쓰지만, 정작 연애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을 나이의 아이들에겐 고작 천 원짜리 음식 쿠폰을 제공할 뿐이다. 천 원의 아침밥을 먹는 대학생 친구들이 과연,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할지 모르겠다. 적어도, 연애, 결혼에 대해서는 남의 일처럼, 사치처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그깟 천 원, 받지 말아라. 연애하고, 고민하며, 실컷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밥상으로 푸짐하게 차려라. 하루에 천 원, 한 달에 3만원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살릴 수 있다면, 우리 어른들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부디 아이들이 굶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 중, 가장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적은, 내가 살고 일하는 동네에 아이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무료 식당을 차리기 위함이다. 공부 공부 타령만 하지 말고, 아이가 속해 있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어른 다운 행동을 하자.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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