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다. 이것은 안전을 넘어 일종의 예의가 된 듯하다.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나와 나의 가족을 지키는 행위로써 서로가 지켜야 하는 예의가 된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어딜 가든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며, 웬만해선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한다. 이런 행위의 동기로는 사실 나를 지키기 위함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혹시나 하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크다. 요즘 같은 시국에 쓸데없이 다른 사람에게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불안감을 줄 필요는 없잖은가? 이 때문에 나는 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서로를 위해 당분간은 쭉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3월 이후로는 주 2-3회 이상을 꾸준히 출근하고 있다. 교사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책 회의를 해야 하고, 교육과정을 다시 짜서 1안, 2안, 3안에 맞는 대비책을 준비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기엔 학생이 없어 교사들이 놀고먹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리 녹록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그간 겪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해 나가야만 한다. 온라인 학습과 가정학습 교육과정이라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때문에 교사들은 치열하게 이것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나 역시도 아이들이 가정에서도 최대한으로 실제적인 배움을 쌓을 수 있도록 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정과의 효과적인 연계 방법, 온라인 플랫폼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 등의 고민이다.
어쨌든 이런 업무를 위해 출근하고 있는 와중에, 학교에서 우리 반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도 몇 달간 집에 박혀있고 학교에 나오지 못해 좀이 쑤셨는지 몇 아이가 학교에 나와 놀고 있었던 것이다. 세 달 만에 만난 아이들이라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작년의 여느 때처럼 포옹으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내게 가까이 다가오는 아이들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느라 조금은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분명 우리 아이들을 위한 거리두기였다. 아이들을 혹시나 하는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함이었으나 마음 한 구석은 너무나도 씁쓸했다. 아이들도 그런 눈치였으나, 이내 안부를 주고받으며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교사로서 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산다는 생각으로 지냈기에 서로 간에 '선'은 지키며 생활했지만, 거리를 두지는 않았다. 이는 모든 교사들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쉬운 사람들은 물론 국민 전체겠으나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는' 행위가 교사만큼 아쉬운 직업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교사는 교육 공동체의 구성원과 항상 '사회적으로 가깝게' 지내야 하기에 구성원끼리 작위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지금 시기의 학교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였는가를 다시 한번 절절히 느낀 만남이었다.
아이들과 거리를 두지 않아도 되는 교실로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