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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Oct 04. 2023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힘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매주 아이들과 구성원들에게 편지를 쓴다. 이 글은 우리 아이들이 우리 학교를 다니며 6년간 키워온 '돌아보는 힘'에 대한 글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을 길러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가꿀 수 있도록 돕는다. 그게 이른바 '돌아보는 힘'이다. 인간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을 한다. 미성숙한 인간일수록 스스로를 성찰하는 힘이 약해서 결국 주위 사람들이 잔소리와 통제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결국 자신이 스스로를 반성함으로서 이룰 수 있는 자발적인 성장과는 거리가 멀기에 아이들에게 스스로 삶을 가꾸는 힘을 길러주지는 못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늘 모든 일에 있어 돌아보기를 철저하게 실행한다. 아이들도 늘 '돌아보기'를 꾸준히 하고 이미 그것이 중학년이 지나면 몸에 익숙해진다. 누군가의 부족함을 지적하고 비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돌아보기'를 통해 우리의 다음을 더 낫게 하려는 노력이다. 

모든 교육활동은 사전 공부-실행-사후 평가-환류의 과정을 거친다. 배우고 나눈다는 기본 철학에 근거한 것이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동시에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삶을 매일 스스로 돌아보는 글쓰기도 같은 교육적 의의를 지닌다. 이런 이 과정을 지리할 정도로 깊이 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거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힘을 지니게 된다. 자신을 스스로 반성하고 보완하는 힘을 지니게 되면 '자발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꾸준하게 가꾸고 그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그것이 삶을 가꾸는 교육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요소다. 

나는 이것에 대해 우리 아이들에게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 글을 썼다. 이미 잘 살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내가 됐든 다른 어른이 됐든 다른 이의 지적과 통제로 달라지는 것은 진짜 성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우리 내면에 새겨진 힘을 믿고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의도에서였다.  

 

▶ 우리의 힘 - ‘스스로 돌아보기’     

 선생님이 외부에서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거나 다른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다른 것이 아주 많단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서 오늘은 ‘스스로 돌아보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것은 입이 아프게 이야기해도 모자르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이 있고 없고에 따라 미래에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자신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역량을 갖춘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반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을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는데도 불구하고 발전하거나 성장하지 못한다. 

스스로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걸 잘했는지, 어떤 걸 못했는지. 혹은 공동체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지를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나아지지 못한다. 인간은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준다 한들 결국 본인이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고 잘한 점은 키워나가며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발전한다. 누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발전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일에 늘 ‘돌아보기’ 시간을 가진다. 같이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스스로 글쓰기를 통해 돌아보기도 한다. 우리가 쓰는 글쓰기의 첫번째 목적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가꾸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삶을 가꾸는 도구로서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분명히 ‘돌아보는 힘’을 강력하게 갖추게 된다. 6년간의 수많은 돌아보기를 통해 발전하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반복으로 우리 학교 아이들의 습관이 된다. 우리 학교 친구들이라면 스스로의 말, 행동, 태도, 삶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곳에서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더 잘 살 수 있다. 나라는 개인도 잘 살 수 있고, 다른 사람인 ‘너’와 ‘우리’도 다 같이 잘 살 수 있다. 그게 이 곳의 돌아보기의 힘이고 그 힘이 우리가 이 곳을 떠나더라도 언제나 어디서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쌤은 너희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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