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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Sep 09. 2023

우리는 어떻게 연대하고 있나 1

다른 어떤 보상보다도 큰 힘이 되어주는 것

지난주 2일 토요일에 동료 선생님들, 부모님들, 학생들과 함께 다같이 여의도 집회에 다녀왔다. 대략 40~50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함께 자리 잡고 모두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같은 학교 구성원이 다함께 가서 그런지 많이 든든했다. 난 그렇게 언제나 우리 학교에서 이런 든든함과 지지를 느끼며 살았던 것 같다. 사실 이번 집회나 교사들의 연대에 어떤 방식으로 함께 하느냐를 놓고 굉장히 여러번, 오랜 시간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늦은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목요일에도 밤 10시까지 모든 교사들과 부모님들 이십여명이 함께 모여 연대의 참여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참여 가능한 모든 구성원들이 다함께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워낙 작은 학교라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물리적으로 큰 힘을 보태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진심을 전하고 힘을 좀 드리고 싶다는 것이 모두의 목표였다. 


생수도 여러 병 들고 가서 주변에 나누어 드리기도 하고, 학부모회에서 만든 현수막도 들고 가서 다른 선생님들이 잘 보실 수 있도록 모여서 힘을 드리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의도한대로 많은 선생님들이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전해 받으실 수 있던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아마 교사회에서 만든 현수막이었으면 그런 감동을 드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 마치 대척점에 놓인 것 같은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니 더 큰 감동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학부모님들은 항상 그런 분들이었다. 학교가 바로 서야 아이들이 잘 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 교육의 일선에 있는 선생님들을 늘 환대해주시고 지지해주신다. 참 감사한 분들이다.


사실 대한민국에 다수의 학부모는 교사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또 지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 이다. 다만 일부 진상과 이기적인 사람들로 인해 학교 전체 나아가 공교육 체계 자체가 붕괴하는  그런 현상이 이제는 '일부'라는 말을 쓰기가 어려울 정도로 일반화가 된 것이 현실이다. '일부'로 인한 공교육 붕괴 현상은 모든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부'라는 표현을 쓸 수 없을 정도이기에 모든 교육 구성원이 현 상황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구성원들의 끈끈한 연대는 '소수' 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작은 지역 사회에 학교를 중심으로 모든 가족들이 모여 살며 이루어지는 마을 공동체 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다른 보통의 도시 학교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연대의 조건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줄 수 있는 시사점과 몇 가지 장치들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작금의 상황에서 내가 어떤 식으로 다른 교사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꾸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학교를 바로 세우고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에 대해 글을 쓰고 알리는 것도 그런 연대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분명하게 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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