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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Jul 04. 2024

우리 아이들의 다모임 이야기

아이들의 소통과 자치, 학교의 주인됨으로 살아가는 것

1학기 동안 학생 자치영역에서 온다모임과 반다모임을 잇는 노력을 계속 했습니다. 이건 ‘자치’가 아이들의 일상에 녹여들 수 있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 모두가 학교의 문제에 직접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공동체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되고 나의 고민은 공동체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이 됩니다. 그래야 진정한 ‘자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예로 6월 온다모임에서 “급식 당번들의 비닐장갑 사용”이 이야기 주제가 되었습니다. 들마을 친구가 반에서 이뤄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급식 당번들이 비닐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일회용품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환경 오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해주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온다모임에서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이 주제를 반다모임에 가져가 각 마을에서도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 마을에서 이뤄진 이야기들을 온다모임으로 다시 가져와 학생 대표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급식 당번들은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직접 만지는 당번들만 비닐장갑을 사용하도록 하여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자.”는 결론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이뤄지고 정리되는 과정이 자못 흥미롭습니다.


온다모임을 통해 누구나 학교의 문제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 한 아이의 고민이 들마을의 고민이 되었고 들마을의 고민이 모든 학생들의 고민이 되는 모습, 온다모임과 반다모임이 잘 이어져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학교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충분하게 숙의하여 이야기를 정리하는 소통의 체계, 교사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 방안을 정리하여 실천하는 것까지. 우리 아이들의 학생 자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사려 깊습니다.

 

다모임은 사적 고민과 사적 이야기가 공적인 논의로 풀어지는 민주적 소통의 장입니다. 이런 장점도 인원이 적어 가능한 것이겠습니다. 때론 이런 고민과 소통의 과정이 비효율적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며 모든 구성원이 공동체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라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깊이 있는 소통의 과정을 거치는 아이들은 점차 학교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학교에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입히게 되고 학교를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다모임은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깊은 고민과 소통을 통해 이 공동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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