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ail 만 보면 심장이 벌렁거려요, 근데 왜?
Mail 공포증이 더 나아가는 이유에는 그걸 바라보는 내 시선도 한몫한다.
요컨대
1. 이미 벌어진 증상과 [브라우저가 필요한데 그때마다 첫페이지의 gmail이 거슬린다]
2. 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 [다 커서 이게 뭐하는 짓일까, 와 같은 스스로도 용납 못하는 부끄러움]
그리고 마지막으로 3. 거기서 기인되는 쓸모 없는 걱정들, [이렇게 확인 안하다가 큰 봉변 당하지]
부정적인 감정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반복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드는 건 인지상정.
게다가 스스로 안다.
실제로 일어난 봉변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보통 뭔가 벌어진다고 해도 미래의 내가 해결은 하더라. 물론 구구절절 늘어놓기 불편한 사건들이 내 인생에도 있었고, 그 중 이메일과 연관 된 것들이 주는 막막함도 기저에 깔려있겠지만 여전히 이렇게까지 불편해야 할지,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미루는 자신에 대한 분석과 치유의 말과 경험담이 넘치는 세상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당장 일의 구렁텅이 (이러나 저러나 나는 이직 사이 휴식 중이 아닌가)에 있으면 감정을 맛볼 새도 없이 정신 없이 달릴 것도 안다. 그런 경우도 후폭풍은 맞겠지만 그 당시에는 신체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자는데 급급해 순간의 부정적인 감정에 집중할 에너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생에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휴식기에 혼자사 이렇게 불안해 한다고?
이걸 단순한 이메일 포비아로 무조건 결론 내려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만성 피로와 무력감, 경량 번아웃까지 어쩌면 더 복잡하고 오래 된 심연의 고리가 얽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끝이 어딘지 모르는 바다에 둥둥 떠 있지만 그 끝이 어딜지 고민할바엔 열심히 발버둥쳐서 물 위에 떠있기로 나 자신과 합의를 봤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은 이메일클릭하기가무서워요어쩌고 로 나타난 나의 성향을, 안전 지대 내에서 불안을 무서워만 하면 살아가는 소심한 홈바디의 찌질함을 조금 극복해보기로 했다.
15 Monday
불편해 하는 일을 하나 시도했다. 해결됐고, 어렵지 않다.
16 Tuesday
닥치고 메일을 열었다. 별일이 없었다 > 이게 중요 (별 세개).
아. 학교 이메일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 사이 메일은 싹 다 날아가 있었다. 어차피 읽지도 못할거 의미 없는 걱정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내게는 없는 이메일이었음)
17 Wednesday
하기 싫은 불안은 늘 존재한다. 그리고 빈자리는 새 불안으로 꾸역꾸역 채우는 망할 놈의 관성
18 Thursday
오늘 C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메일도 보냈다.
다음 이야기
솔직히 하기 싫은 일을 너무 오래하긴 했어
**지난 주 발행한 글을 브런치 북에 넣는 걸 깜빡해서 다시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