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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Feb 16. 2020

가깝고도 먼 형제의 나라, 터키 (2)

안탈리아 & 파묵칼레 여행기

                                                                                                                                                  

안탈리아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도착 날의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산책 나온 아기들과 어슬렁거리는 강아지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터키 여행을 오기 전 안탈리아만 따로 여행을 가는게 좋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직접 오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안탈리아는 그 자체로 지중해 휴양의 도시였다.


인구 220만 명의 안탈리아는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부르사에이어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지중해를 끼고 있어 잔잔하고 정돈돼 있으며 깔끔하다. 치안과 인프라도 좋은 편에 속한다.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구시가지

                                                                                                                                                    

안탈리아는 기원전 159년에 건설되었으며 예전 이름은 '앗탈레이야'였다. 건설된 이후 외세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받은 굴곡 있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도시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지며 관광은 구시가지 중심으로 했다. 곳곳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즐비했고, 아이스크림 가게 아저씨들은 장난을 치며 아이스크림을 건넸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책을 보고 있노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잠시 쉬었다가 성곽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구시가지를 돌아보려면 느린 거림으로 두 시간 정도가 걸린다. 야자나무가 곳곳에 있어 휴양지 분위기가 물씬 나며, 목조 가옥에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좁은 골목길 때문에 자동차가 진입하기가 힘든데 힘들게 진입한 현지 운전자들은 특이하게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고 보행자들을 말없이 기다려 준다. 때문에 뒤에 차가 붙는지도 모르고 어슬렁거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미안한 마음에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하면, 운전자는 오히려 괜찮다고 먼저 가라며 손짓한다. 여유로운 이곳만의 풍경이다. 하루 일정으로 묵어가는 곳이었던 안탈리아가 아쉬웠던 나는 꼭 다시 이곳을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이튿날 떠날 준비를 했다.


                                                                                                                                              

파묵칼레



안탈리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파묵칼레가 있다. 특이한 자연지형을 가진 이곳은 멀리서 보면 흡사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 언덕처럼 보이는데 사실 석회층이다. ‘목화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계단식 논을 닮은 이 독특한 지형은 석회를 머금은 물이 흘러내려 성분들이 층을 이뤘고, 그 층층이 맑고 푸른빛의 물이 빛난다. 내가 방문한 시기는 겨울이라 온천수가 남아 있는 곳이 적어 아쉬웠지만, 여름에 이 파묵칼레를 방문한다면 더욱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파묵칼레의 온천수는 얼굴이 못생긴 처녀가 파묵칼레의 온천을 즐기고 나서 공주가 되었다는 설화와 함께 숱한 전설을 만들어 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처녀가 남자를 맞이하기 위해 몸을 담그는 풍속이 남아있다고 한다.                                              


                                                                                           

파묵칼레의 온천수에 발을 잠시 담고 있으면 뒤편으로 유적 도시가 보인다. ‘히에라 폴리스’라는 곳으로 ‘성스러운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도시 유적이다.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 왕조의 터전인 이곳은 한때 인구 8만 명에 이르는 큰 도시로서 그 당당함을 뽐냈지만 11세기의 전쟁 이후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었다.                                              



곳곳에 기둥과 돌만 남아있는 히에라 폴리스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곳은 원형 경기장이다. 2세기에 지어진 원형 경기장은 관중석은 2단으로 만들어져 있고, 1만 5,000명을 수용할 정도의 규모인 원형경기장의 뒤편으로는 파묵칼레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또한 무대 중심부의 뒤편에는 대리석 조각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다.             

                                                                                                              

+파묵칼레는 온천의 도시답게 호텔도 온천을 갖춘 곳이 많다. 여유가 있다면 온천 호텔에 묵으면서 온천욕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                 


                              

                                                                                                                             

파묵칼레의 마지막 날 기상 때문에 2번이나 취소된 열기구를 타게 되었다. 원래는 카파도키아에서 탑승하려고 했는데 겨울이라 기류가 불안정해 허가가 나지 않아 취소를 거듭하다가 가까스로 탑승 허가를 받았다. 열기구는 새벽 일찍 띄우기 때문에 동이 트기 전부터 열기구 업체에서 보내준 전용차를 타고 굽이굽이 올라가야 한다. 오랜 준비 시간을 거치고 열기구에 불이 붙어지고 드디어 떴다. 최대 2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열기구는 밖에서 보기엔 높고 빨라 보이지만 실제로 탑승감은 안락하다. 약 1시간 정도의 열기구 탑승이 끝나면 간단한 수료증을 받으며 현지인들과 다 같이 땅으로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샴페인을 터트린다.


 



터키의 명소를 꼽으라면 카파도키아, 이스탄불, 파묵칼레쯤 되겠다. 이 글에서도 이 세 가지 도시를 포함해 안탈리아까지의 여행기를 담았지만, 중간에 들린 아름다웠던 작은 마을도 많았고 세 가지 도시 중에서도 구석구석 설명하지 못한 곳들이 많이 있다. 아래에서는 터키의 놓치기 아쉬운 작은 스팟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포도주 마을 쉬린제


이스탄불 이스트틀랄거리

                                                       

카파도키아 소금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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