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둘레길을 걷다

나를 여는 문

by 정수희

마음에도 문이 있을까.


정말 마음의 문이 있어서

그 문을 열 수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 문은 어떻게 열까..

꽤 긴 시간 고민하고 읇조렸다. 문..


인생이라는 긴 트랙 위, 그 중간지점에 다 달았을 때, 무심코 앞을 보았다.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앞만 보고 달린 내가 잠시 멈췄다.

뛰고 있을 땐 멈추면 안 될 거 같았다. 멈추고 나면 모든 상황들이, 모든 말들이 다시 뛰라고 다시 걸으라고 할거 같았다. 그러나 멈추고 보니 상황은 스스로 흘러갔고 아무도 재촉하지 않았다.

그리고 멈춘 나는 비로소 나를 본다.

내가 이루고 싶던 것들. 소리 내고 싶던 것들.

이제껏 나는 어떤 형태나 모형을 좇은 듯했다.

고요한 곳, 잔잔히 들여다보니 아니라고 한다.

어떤 허울 좋은 모양을 좇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없는 내 내면의 울림을 들으라 한다.

그 울림은.

마음속, 작지만 단단한 내면의 문 두드림이었다.

이제 그 두드림에 응답하려 한다.

이렇게 마흔 둘레길을 한참을 걷고서야 삶이 내게 건넨 질문과 회고들을 천천히 받아 적는다.

돌봄과 일, 관계와 상실, 다시 시작하는 용기까지 빠르게 달리던 시간에서 내려와 숨 고르듯 쓴 짧은 응답들을 끼적이려 한다.

‘나’라는 사람의 마음, 그 속의 풍경, 마흔 둘레길을 고루하게 거닐고 싶다.


이제야 내 마음문의 손잡이를 돌린다.




시간 나는 대로 행복하기

시간이 나는 대로 행복하기로 했다
푸름 가득 머금은 하늘도 올려보고
길가 우거진 가로수들의 인사도 받아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감춰진 미소를 상상해 보며
그냥 행복해지기로 했다.

날 위한 거라 생각해서
지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라는 듯해서
마른땅을 걷는 것도 구름 위를 걷는 것마냥 행복하기로 했다.

시간이 나서.....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