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몸담고 있는 일식집은 여름 계절메뉴로 냉메밀, 냉우동을 판매한다. 사실 나는 모밀을 좋아하지 않아서 가게에 있는 메뉴지만 온전한 한 그릇을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냉모밀을 찾았고, 덕분에 7,8월 냉모밀의 판매량은 가게 메뉴 중 상위권에 속했다. (첨언을 하자면, 계절 상관없이 판매량 1위는 식당 음식 중 가장 저렴한 돈가스이다.)
작년 여름 어느 날 점심시간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밀려들어오는 손님과 주문을 쳐내고 있었다. 굉장히 더운 날이었고, 그래서 한 테이블에 최소 1그릇 이상의 냉모밀 주문을 받았다. 한 차례 모든 테이블의 식사가 끝나고, 다시 새로 손님을 받아 점심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손님이 나를 불렀다.
“저기, 이거 너무 짠데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주는 거예요?”
“아, 네…그런가요? 괜찮으시다면 새로 해서 다시 드릴까요?”
“아니, 이거 완전 소태잖아, 소태, 이런 걸 어떻게 먹으라고 주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바꿔드릴게요”
문제의 냉모밀 그릇을 가져다가 주방에 갖다 주면서 “너무 짜대요. 다시 해주세요” 라며 주방 실장님께 주문했다.
실장님은 육수통에 있는 모밀육수를 한 숟갈 떠서 맛보더니 “이 정도 짜야 면이랑 섞이면서 싱거워지지 않는데.” 하며 모밀국수를 삶았다. 그리고 그 손님 것만 육수에 물을 좀 더 넣어 냉모밀을 다시 만들었다.
“손님, 좀 더 싱겁게 했는데 한 번 맛보시겠어요?”
“(한 젓가락 들어서 입에 넣은 후) 어우, 그래도 너무 짜. 여기 음식이 왜 이렇게 짜요? 이거 사람이 먹을 수가 없잖아요.”
“아.. 그런가요? 여기서 더 싱겁게 할 수는 없는데, 그럼, 제가 이 냉모밀 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여자손님은 냉모밀이 정말 너무나 짜서 하루의 기분을 망친 표정이었다. 입맛 버린 대가로 계산서 상에 “없었던 일”로 마무리하면서 조금이나마 나쁜 기분이 풀리길 바랐다.
며칠 후 또 다른 손님이 냉모밀을 먹다가 나를 불렀다.
“너무 밍밍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이건 니맛도 네 맛도 아니고, 너무 싱거워요.”
“아, 네.. 그럼 조금 육수를 진하게 해서 새로 만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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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진하게 해서 드렸는데, 어떤가요?”
“아직도 싱거워요. 육수 좀 더 주세요”
‘젠장,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