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첫 목욕.

물과의 냉정한 합의

by 은기

나는 물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물이라는 존재가 예고도 없이 나를 '통째로 삼키려 드는 일방적인 구애'는 사양하고 싶을 뿐이다.

그날 엄마와 언니는 아침부터 욕실 문을 열어둔 채 분주했다. 두툼한 수건, 정체불명의 작은 통,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향한 미안한 눈빛. 이 조합은 좋지 않다.

나는 직감했다. 오늘은 평범한 하루가 아닐 거라고.

“룰루야, 잠깐만… 진짜 금방이야.”

‘금방’이라는 달콤한 거짓말은 이미 병원에서 밑천이 드러났다.

나는 소파 밑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지만, 오늘따라 엄마의 손길은 끈질겼다.

결국 나는 엄마의 두 팔에 안긴 채 ‘물의 나라’로 강제 압송되었다.

욕조 안의 물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이 점은 너그럽게 인정한다.

하지만 진짜 시련은 그다음이었다.

정체불명의 '은색 뱀(샤워기)' 입에서 물이 쏟아져 내 몸을 덮치는 순간, 나는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두려움이 폭풍처럼 몰려왔다.

나는 엄마의 팔을 꽉 붙잡으며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싫어, 싫어! 나를 다시 소파 밑으로 돌려보내 줘! 야옹!”

엄마는 내 등을 조심스럽게 적시며 “괜찮아, 괜찮아. 우리 룰루 착하다”를 주문처럼 반복했다.

신기하게도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는 순간, 꽁꽁 얼어붙었던 내 마음도 따뜻한 물결을 따라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샴푸 거품이 몽글몽글 올라왔을 때, 나는 마침내 모든 저항을 내려놓았다.

따뜻한 온기, 부드럽게 등을 타고 흐르는 느린 손길. 솔직히 말하자면…

의외로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나는 '석상 놀이'의 달인처럼 가만히 서서, 물과 내가 서로 공격하지 않기로 하는 '상호 불가침 조약'을 엄숙히 체결했다.


목욕이 끝났을 때, 나는 커다란 수건 속에 꽁꽁 감싸였다.

엄마는 나를 꼭 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잘 참았다, 우리 룰루! 최고야!”

나는 대답 대신 젖은 코를 집사의 어깨에 쓱 닦으며 고개를 묻었다.

이것은 굴욕적인 패배가 아니다. 거대한 물의 힘에 맞선 '명예로운 공존'이자, 사랑하는 가족과의 성공적인 '평화 협정'이었다.

(물론 털을 다 말린 후에 엄마가 제공할 보상 간식의 양에 따라 이 협정의 유효 기간은 달라지겠지만!)



� 명언형 문장

“싸우지 않아도 넘길 수 있는 시련이 있고, 현명한 고양이는 물속에서도 평화를 찾는다.”

일요일 연재
이전 05화5화. 넌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