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만드는 일의 특성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종종 일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접하다 보면 유독 매력적으로 끌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공통점이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유머러스하고, 겸손하며,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고 호기심으로 반짝이며 창의적이다. 그런 사람들을 만난 후에는 그들을 거울 삼아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보며 닮고 싶다 바라게 된다. 그들이 어떻게 그런 매력을 지니게 됐을까? 다른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자존감과 관련된 비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담장이 너무 높지 않다. 자기를 둘러싼 벽이 적당히 나지막해 사람들도 생각들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한다. 그 안에서 자유롭고 다른 세계와의 접속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높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자신만의 담장이 있다. 담장을 지키고 그 안의 코어를 가꾸고 가다듬으며 그 코어를 외부에 함부로 자랑하거나 급히 드러내지 않는다. 그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고유함을 가지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자유롭게 교류하며 외부를 받아들이면서도 자기 안의 핵심을 지키는, 매력의 원천 자존감이란 이 담장과 코어의 균형을 맞추는 자신만의 눈금자가 아닐까 싶다.
코어가 약한 사람은 오히려 담을 높게 올리고, 담이 너무 낮은 사람은 내부의 코어가 너무 딱딱하기 쉽다. 높은 담은 사람도 생각도 오가기 힘들어 교류를 어렵게 하는데 그만큼 자기 것을, 핵심을 오롯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반면, 담을 너무 낮추어 아무나 와도 된다 하는 것은 내가 너무 견고하니 어떤 생각의 침범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완고한 의지를 담고 있다.
사람마다 고유의 성향이나 지금 처한 상황, 지나 온 경험에서 얻게 된 성취나 실패, 상처에 따라 맞춰 놓은, 또는 맞춰진 눈금자의 측정값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니 정해진 기준이나 정답이 없다. 어떤 때는 담장이 조금 높아지기도 또 다른 때는 코어가 더 딱딱해지기도 하겠지만 그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매력적인 사람들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존감이라는 눈금자는 누가 가져갈 수도, 내다 버릴 수도, 저절로 버려질 수도 없는, 나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는 보이지 않는 내 안의 비밀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