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홍콩 (5) 아시아인듯 유럽인듯. 홍콩의 맛
홍콩의 다양한 음식은 홍콩 여행의 이유이며 큰 즐거움이다. 홍콩의 음식 역시 하이브리드. 유럽인 듯 아시아인 듯 한 독특하고 조화로운 음식들이 많다.
여행을 하면서 굳이 맛집을 찾아 다니지 않고 그 때 그 때 먹고 싶은 곳에서 먹고 다녔는데, 4박 5일동안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좋았고 실망하거나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하나도 없었다. 원래 향신료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홍콩 음식은 좀 아쉬울 만큼 향이 강하지 않았고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고 느껴졌다.
24시간 딤섬
너무 맛있어서 이틀 연속으로 먹은 테이크아웃 딤섬. 빅토리아 피크를 오르느라 시간과 체력을 모두 쓰고 늦은 시간 지친 몸으로 호텔에 돌아가던 길에 만난 딤섬집. 동네 사람들이 포장해 가는 모습을 보니 우리 나라의 길거리 만두찐빵집 같은 분위기의 테이크아웃 딤섬집인 것 같았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24시간 영업
우리 돈으로 3-4천원 정도 내고 모양이 익숙한 두 가지 종류의 딤섬을 포장해서 호텔에서 먹었다. 한 입 먹고 깜짝 놀랐다. 뭐지? 이 맛은? 익숙한 맛이 아니었다. 좋은 풍미가 느껴졌다. 행복했다. 배가 고파서였을 수도, 밤에 먹어서였을 수도 있지만 공항 라운지나 호텔 조식에서 먹었던 딤섬보다 훨씬 맛있었다.
다음 날 또 먹었다. 다른 음식은 생각나지 않았다. 우연한 만남으로 여행에 좋은 맛을 선물해 주었던 딤섬집. 다음 여행에도 꼭 다시 가고 싶은 곳 1순위이다.
24시간 테이크아웃 딤섬집
위치: 193 Des Voeux Rd W, Sai Wan, 홍콩
아일랜드 퍼시픽 호텔 맞은편
망고매니아
빅토리아 피크에서 야경 보며 먹은 퍼시픽 커피의 망고 매니아와 티라미슈 타르트
빅토리아 피크에서 보는 야경은 정말 놀랍고 훌륭했지만 그 멋진 야경을 보기까지의 과정은 너무 힘들었다. 가이드 동행으로 빨리 탈 수 있는 티켓을 예약해서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크트램을 타기까지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고 기다리다 지칠 대로 지쳤다.
스카이테라스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고 야경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었다. 모든 사람이 이 야경을 보러 홍콩에 오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지친 다리를 쉴 겸 들어간 퍼시픽 커피. 운 좋게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망고매니아라는 메뉴가 눈에 띄여서 티라미슈 타르트와 함께 주문했다. 망고매니아는 망고 스무디 종류인데 망고 쥬스보다 부드러운 맛이었다. 티라미슈 타르트는 바삭한 타르트 위에 부드러운 티라미슈가 얹어진 것이었다. 지친 몸에 힘과 쉼이 되어 준 달콤한 맛.
야경을 보며 여유롭게 디저트를 즐긴 그 시간과 맛이 좋았다. 이후 마카오에서도 퍼시픽 커피를 발견하고 또 망고매니아를 주문했다.
빅토리아 피크 퍼시픽 커피
위치: 피크타워
Unit G10, Level G, The Peak Tower, 128 Peak Road, Central, Central, 홍콩
에그타르트와 녹차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 거리를 구경하다가 발견한 타이청 베이커리. 유명한 에그타르트와 녹차를 주문해서 문 닫아가는 PMQ 한 쪽에 앉아서 먹었다. 낮에 시푸드 뷔페에서 너무 먹어서 저녁이 되도록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이 에그타르트는 정말 맛있었다.
입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부드러운 맛이었다. 시원한 녹차와 같이 먹으니 최고의 조화. 에그타르트와 녹차. 동서양의 만남이군. 배가 부른 상태여서 에그 타르트를 한 개 만 먹은 것도 아쉽고, 녹차병이 뭔가 홍콩스럽고 예뻐서 꼭 가져오려고 했는데 호텔에 두고 온 것도 아쉽다.
타이청베이커리
위치 : 소호
35號 Lyndhurst Terrace, Central, 홍콩
허유산 망고 로맨스
빅버스 투어를 했더니 스타페리 왕복 티켓을 줬다. 이 날 일정에는 없었지만 티켓이 생긴 김에 스타페리를 타고 홍콩섬에서 침사추이에 야경을 보러 갔다가 들른 허유산. 유명한 망고쥬스는 다음에 먹기로 하고 망고로맨스를 주문했다.
생 망고, 젤리, 망고 아이스크림, 망고떡이 예쁘게 플레이팅 된 아기자기한 디저트. 망고를 귀엽게 즐길 수 있는 망고 로맨스라는 이름의 메뉴. 유명한 허유산 망고쥬스는 여행이 끝나도록 결국 먹지 못했지만 망고 로맨스를 맛 본 것으로 만족한다.
허유산 침사추이
위치 : Hui Lau Shan
Shop 6, G/F, Star House, 3 Salisbury Rd, Tsim Sha Tsui, 홍콩
크리스탈 제이드 탄탄면과 샤오롱바오
여행의 마지막 저녁은 크리스탈 제이드의 탄탄면과 샤오롱바오로 마무리했다. 메뉴판 사진과 너무 다른 탄탄면의 실물에 실망했지만 국물 맛을 보고 대만족. 육즙 가득한 샤오롱바오도 흠잡을 데 없는 맛이었다.
여행을 마무리 하며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이번 여행 참 잘 먹었구나 서로 기특해 했던 시간. 그 맛을 못 잊고 한국에서 크리스탈 제이드를 찾아갔다.
한국의 크리스탈 제이드에는 짜장면도 있고 짬뽕도 있었다. 에그누들 완탕을 주문했는데 홍콩보다 훨씬 비쌌지만 맛이 괜찮았다. 다음에 홍콩 크리스탈 제이드에 가게 되면 본토의 에그누들을 꼭 먹어보고 싶다.
크리스탈 제이드 침사추이
위치: 하버시티
Crystal Jade
3328, 17 Canton Rd, Tsim Sha Tsui, 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