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생각위를 걷다'에서 느끼는 사업가의 삶의 지혜
디자이너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무언가 멋있고, 남다르고,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까?
그런 존재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어 D&Department의 대표 나카오카 겐메이의 ‘디자이너 생각위를 걷다’를 읽게 되었다.
책은 누군가의 주장을 들을 수 있다. 그 사람의 말하는 모습, 태도를 생각하며 읽다보면, 그 사람이 머리속으로 그려진다. 마치 카페에 앉아 긴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한 사람의 8년이라는 시간동안의 일기를 담은 책이기에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같은 점보다, 이 사람이 생각해온 삶과 같은 선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 꿈, 동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짧지만 강렬한 인사이트들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나카오카 겐메이라는 사람의 생각위를 걷는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다.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며 느낀 생각들,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관한 고찰,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 다양한 주제애 대한 짧은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짧은 글의 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긴 글에는 설득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한 주제에 관한 작가의 주장과 근거를 바탕으로 독자 또한 그 의견에 대해 이해하고,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렇다. 짧은 글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기에는 구멍이 많기 때문에, 설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짧은 글에는 질문의 힘이 있다.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생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생각하게 하는 것 말이다. 마치 지인이 최근의 깨달은 이야기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 준 후 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나카오카 겐메이가 2000년부터 2005년까지의 삶에서 얻는 깨달음을 짧게 이야기해주는 이 책에서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주제의 일부를 발췌하자면 이러하다.
‘확실한 생각을 가지고 사람을 소개하면, 역시 확실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신에게 사람을 소개해준다.’
‘회사를 무대라고 생각하자. 무대에서 배우는 연습하지 않는다.’
‘인생은 축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축적해야 할것인가.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인생의 의미가 없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데도 쓸데없이 서두르고 있지는 않은가?’
‘시작에는 ‘설렘’이라는 즐거움이 있고, 지속에는 ‘책임’이라는 즐거움이 있다.’
나카오카 겐메이의 글에서는 자신이 믿고 지켜나가는 신념이 느껴진다. 이런 신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부딪혀 다시한번 내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다시 정리한 생각은 일상속의 행동의 영향을 미친다. 나카오카 겐메이라는 사람의 경험 속에서 나온 생각이기에, 나의 일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한 사람의 삶을 보는 것은 울림이 크다. 단편적인 그의 모습이 아닌, 조금 더 넓게 사람을 바라보며 다양한 모습을 나와 빗대어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접촉면에서 영향을 받아 행동이 바뀐다면, 그 행동 변화는 굉장히 클 것이다. 이 책은 디자이너의 디자인에 관한 의견을 넘어서, 디자이너의 삶을 담은 책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입체적인 울림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