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생이 남긴 자리

by Soo

응급실에서는 언제나 시작과 끝이 함께 머문다.

생명이 문턱을 넘는 순간도, 생이 조용히 끝나는 마지막도

모두 같은 공간 안에서 일어난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울음과 안도의 숨이 교차하고,

작은 몸에서 살기 위한 큰 싸움이 있는 곳

한 생이 다시 숨 쉬기 시작할 때 반대로 다른 한 생은 조용히 멈춰 선다.


그 자리에 서 있는 우리는 늘 같은 기도를 한다.

“제발, 이번엔 돌아오기를.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잡고 눈을 맞출 수 있기를.”


그러나 모든 생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모든 손을 붙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한 생의 무게를 조용히 가슴에 묻는다.


살아난 아이들이 남긴 밝은 웃음도, 떠난 아이들이 남긴 묵직한 침묵도,

잔상으로 남아 모두 이 공간을 채우는 생의 기록이다.


그렇게 생이 남긴 자리,

그 자리를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이야기는 그들에 대한 기록이며, 그들에게 바치는 우리의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