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남긴 자리
응급실에서는 언제나 시작과 끝이 함께 머문다.
생명이 문턱을 넘는 순간도, 생이 조용히 끝나는 마지막도
모두 같은 공간 안에서 일어난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울음과 안도의 숨이 교차하고,
작은 몸에서 살기 위한 큰 싸움이 있는 곳
한 생이 다시 숨 쉬기 시작할 때 반대로 다른 한 생은 조용히 멈춰 선다.
그 자리에 서 있는 우리는 늘 같은 기도를 한다.
“제발, 이번엔 돌아오기를.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잡고 눈을 맞출 수 있기를.”
그러나 모든 생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모든 손을 붙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한 생의 무게를 조용히 가슴에 묻는다.
살아난 아이들이 남긴 밝은 웃음도, 떠난 아이들이 남긴 묵직한 침묵도,
잔상으로 남아 모두 이 공간을 채우는 생의 기록이다.
그렇게 생이 남긴 자리,
그 자리를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이야기는 그들에 대한 기록이며, 그들에게 바치는 우리의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