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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해사 어름 Feb 16. 2023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것 : 망설이지 않는 방법

마법의 주문이다


인생은 콩국수


 콩국수를 시키면 옆에는 항상 소금도 있고 설탕도 있다. 여러분은 무엇을 넣어 먹겠는가?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넣어야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나 같은 경우는 단 걸 좋아하므로 설탕과 소금을 8:2로 맞추는 편이다. 응? 아니 단 걸 좋아하면 설탕만 넣지 왜 소금까지 넣냐 싶을 거다.


 이건 우리 어머니께서 알려준 비법인데 여러분한테만 알려주겠다. 설탕만 넣지 말고 거기에 소금을 소량 섞어주면 놀랍게도 그 단 맛이 미친 듯이 극대화된다. 단 맛 파티다. 뭐 구체적인 화학작용은 모르겠지만 무튼 그렇다. 거기에다 설탕이 덜 들어가니 살도 덜 찐다. 어떤가, 놀랍지 않은가? 아 이거 아무한테나 안 알려주는데. 다 알고 있었어 멍청아


 무튼 삶도 콩국수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설탕만 있지 않고 소금도 있으니 더 달아지듯, 우리의 삶 또한 설탕만 있으면 별로 맛없다. 소금도 있어줘야 더 맛깔난다. 삶이 쾌락과 즐거움으로만 가득하다면 그게 즐거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 자체가 일상이 되어버릴 텐데 말이다. 우리가 즐거운 순간을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렇지 않은 순간과 확연히 대비되기 때문이다. 그 대비가 결국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셈이다. '소금'이라는 고통은 필요악이다.



고통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특히 심하게 내적 갈등을 느낀다. 거기서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두려움'이다. PT는 받아 보고 싶은데 막상 헬스장에 배우러 가려니까 두렵다. 사람들과 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눠보고 싶지만 독서 모임에 들어가자니 새로운 환경이 두렵다. 새로 시험을 준비하자니 아직 공부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떨어 것 같아 두렵고, 직장을 옮기려고 하니 새로운 직장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두렵다.

 

 그런데 여기서 안타까운 지점은, 그렇다고 콩국수에 소금이 안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고통은 항상 존재하기에 우리는 그걸 어떻게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일단 하고 싶은 일이 생긴 마당에, 그걸 안 했을 때 후회로 고통스러울 것 같다면 일단 저질러 보긴 해야 한다.


 꼭 극적으로 바뀌라는 것보단, 일단 첫 발을 밟아 보는 것이 좋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운동 잘하는 친구한테 PT에 대해 물어보기나 하자.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인터넷에 '독서 모임'이라고 검색이나 해 보자.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서점에 가서 수험 서적부터 들춰 보고, 일단 그 직장에 다니는 사람을 알아보고 조언을 구해보자.



용기를 불러오는 주문


 두려움이라는 것에는 용기가 꼭 필요하다. 이때 반드시 행동이 수반되어야지만 그걸 비로소 "용기"라고 부를 수 있다. 겉으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걸 용기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용기를 "결단과 행동"이라고 쉽게 표현하곤 한다. 결단을 하고, 그저 행하는 것이다. 결단을 할 때는 무를 자르듯 내 게으름과 매너리즘을 싹둑 쳐내야 하고, 그때  몸은 박차고 일어나 주저 없이 행동을 취해야 한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면, '주문'이라는 것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좋다. 아니 호그와트 다니는 마법사들이나 쓰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쓴다는 건지 의문이라면 일단 해 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생각보다 '주문'이라는 거, 상당히 쓸모 있다.


 일머릿속에 가장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할 행동을 떠올리며 한 손을 든다. 두 박자에 맞추어 상을 탁 치고, 엄지 척! 그러면서 박자에 맞게 외친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GO!


 나도 오늘 게으른 내 몸을 이끌고 운동 하러 갈 때 써먹을 계획이다. 그렇다. 애먼 곳에 다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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