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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해사 어름 Feb 18. 2023

자존감 높이기 직빵 TIP - 이효리를 보지 말 것!

자존감 키우는 만병통치약

 이효리. 자존감의 대명사. 화려한 셀럽. 한국의 마돈나. 생각나는 수식어는 천지삐까리다. 인기도 많고 돈도 많은데 좋은 남편까지 만나 제주도에서 오손도손 잘 살고 있다. 아직도 제주도에 사나? 잘 모르겠다. 무튼. 자존감을 키우고 싶다면 자존감 높은 이효리는 보지 않는 게 좋다. 이게 무슨 소리야?


 자존감. 자아존중감의 줄임말이다. 구글에만 검색해도 정의가 수만가지다. 위키백과의 정의를 보자.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어따, 길다. 근데 긴 건 둘째치고 뭔가 마음에 안 든다. 제일 중요한 것이 잘 안 드러나 있다. 그게 뭘까?


그건 바로 자존감의 주체다. 저 정의에는 빠져있다. 주어가. '나'라는 주어.


" 당연한 거니까 굳이 주어를 쓸 필요가 없어서 생략한 거겠지, 바보야."


 맞다. 우리는 알고 있다. 저 문장의 주어가 '나'라는 사실을. 그런데 막상 우리의 행동을 보면 딱히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으니 그게 문제다. 내 친구 우영우 씨를 한 번 보자. 호사 우영우 아니다.


 영우 씨는 친구들을 만나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그게 요즘 그렇게 핫하단다. 남들이 중요하다 하니 그게 뭔가 싶고 자기들어보니 자존감이 높은지 낮은지 궁금해진다. 폭풍 검색이다! 자존감이란, 자존감 테스트, 자존감 높이는 방법, 자존감 높은 사람의 특징  오케이. 오늘 주말이겠다, 자존감 테스트나 한 번 해 본다. 엥? 자기 보고 자존감이 좀 낮단다. 뭐야, 자존감 낮으면 안 좋은 거랬는데? 오늘 기분 다 상했다. 젠장.


 여기서 우영우 씨가 보인 상한 점이 있다. 대체 뭘까? 자존감은 '나'가 느끼는 마음인데, 내 마음이 어떤지를 남한테 물어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괴이한 현상은 요즘 다른 데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행복한 감정은 내 것인데 남한테 행복해지는 방법을 묻고 있다. 우울한 건 난데 우울증 테스트해보고 내가 우울한지 아닌지 검증하고 있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김탄과 다를 게 없다.


" 나, 너 좋아하냐?"


 여기서 '존중'이라는 단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존중은 그 개성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존중이라는 음식 안에는 '비교'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나는 나고 너는 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가 느낀다면 그저 그런 것이고 네가 느끼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자존감을 높이려는 욕구를 가진 우리는  뜻이 무엇인지는 모르면서 그저 사회에서 자존감 자존감 하니까 내 마음속에 '자존감의 기준'을 새로 만들어낸다. 외부에서 온 기준이다. 기준을 넘는 사람을 보고 선망하고 부러워하며 기준에 못 미치는 나는 주눅이 든다. 이게 바로 열등감이다. 가치를 저울질 하지 마라고 자존감을 외치는 것이 무색하게, 이제 그 '자존감' 마저 남과 견주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자존감 높인답시고 이효리 좀 그만 보자. 그래도 보고 싶다면 비교할 생각, 하지도 마라. 자존감 향상에 대한 집착도 내다버려라. 자존감, 높은 게 좋은 거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낮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오직 나쁜 것은 자존감이 낮다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그 마음이다. 누가 자존감 낮아 보인다고 비웃는가? 그저 자비롭게 웃어주자. 여유로운 마음으로. ' 그래 당신은 비교가 일상이구먼. 허허.' 이효리는 이효리고 나는 나다. 이효리도 사람으로서 존중하면 된다. 그리고 나도 나 자체로 존중하자.


 철학자 스피노자는 말한다. 자연 그 자체가 신의 다른 이름이며, 그 구성원인 우리는 신의 한 조각들이라고. 그러니 우리는 이미 존재부터 완전한 존재라고 말이다.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갖는 집착 어린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금 되새길 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자존감 높은' 귀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여기서 핵심 다시 한 번 나가신다. 내 마음을 물어볼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우리 부부를 보고 자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그러지 말고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온 가족을 생각해 주세요.

- 이효리, <라디오 스타> 중 -


 




비교하는 마음을 한 번에 버리고 싶다면...

https://brunch.co.kr/@subakk9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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