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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해사 어름 Feb 26. 2023

일요일 끝! 부정을 떨쳐버리는 의외로 쉬운 방법

손 놓기



 제가 즐겨보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그의 활동명은 '원샷한솔'.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갑자기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으로 살고 있으나 무한긍정의 힘으로 이제는 50만 구독자의 대형 유튜버가 되신 분입니다. 저는 10만 유튜버일 때부터 매 영상도 꾸준히 챙겨보고 쓰신 책도 사서 소장 중인 광팬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번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너무 궁금한 게 있어 질문을 하나 한 적이 있습니다.


" 그렇게 매 순간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저만의 노하우라고요?" 어떤 질문이든 정성스럽게 대답해 주시는 한솔님은 대답을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특별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듯 당황하면서도 덤덤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 음,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으면 그냥 긍정을 선택한다고 할까요..? 좋아하는 게 있고 싫어하는 게 있으면 그냥 좋아하는 걸로 선택해요. 그것 말고는 없는데..?"


 뭐라고?? 공감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한솔님의 대답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했습니다. '아니, 그냥 선택한다고?' 제가 기대했던 대답은 매일 5분 간 명상을 한다든가, 꾸준히 감정일기를 쓴다든가 그런 거창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쿵푸팬더에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비기를 담은 두루마리 문서 같은 것을 이리저리 찾고 다닌 것입니다. '적합한 방법을 찾으면 그걸로 나의 긍정근육을 갈고닦아야겠다!' 하는 비장한 마음으로 한솔님의 숨은 비결을 경청하고 있었던 저는 이런 단순한 대답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라이브 방송이 종료되자 저는 유튜브를 모두 끄고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고는 어느새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인생 사는 것을 복잡하게 생각하려 했던 제 사고방식이 문제였음을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기 마련인데 부정적인 부분만을 애써 끄집어내어 마음속에 담아두고는 혼자 앓으면서 세상의 모든 악재가 다 나한테만 오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긍정'과 '부정' 그 둘 중 부정을 택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제 자신이었습니다. 한때 제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제가 참으로 부끄러워졌더랬죠. 마치 길가의 더러운 쓰레기를 제가 스스로 줍고는, 더럽고 불쾌하다고 속으로 온갖 불평불만을 해대며 그 쓰레기를 손에 꼭 쥐고는 버릴 생각은 못하고 있던 꼴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제 사고방식을 훨씬 더 단순하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저 긍정과 부정 중에 긍정을 선택하는 것뿐.


 이제 일요일도 다 끝나가네요. 앞으로 또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서 열심히 일을 해야겠지요? 아침에 출근하는 것, 몸도 버겁고 눈도 무겁겠지만 우리 모두 손에 꽉 들어간 힘을 좀 풀고, 쥐고 있던 쓰레기를 놓아버리는 게 어떨까요? 저는 쓰레기를 버리고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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