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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야 May 14. 2024

근현대의 경계에서

도쿄 국제 어린이 도서관 by. 안도 다다오

안도 다다오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이다. 그의 명성은 세계적이며 수많은 건축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건축적인 특색이나 표현은 21세기 건축의 혁명으로 새로운 모습에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선사했다. 노출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그의 건축방식은 대중에게는 익숙지 않으면서도 강렬했다. 그래서 그의 건축 방식은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보였으며 전 세계에서 많은 건축의 시도를 선 보여왔다. 그중에서도 나는 그의 건축물 중에서 하나를 꺼내보자면 일본의 수도 도쿄에 있는 국립 어린이 도서관을 이야기하고 싶다.

  

왜 하필 어린이 도서관인가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오사카의 빛의 교회, 아니면 데뷔작 스미요시 주택 같은 대표적인 의미의 건축물도 있는데 말이다. 아니면 한국에 지어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도 있기에 한국적인 미학에 걸맞은 건축물을 얘기하는 것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도서관을 선택한 이유에는 엄청난 잠재성이 있는 건축물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냥 이번에 도쿄를 방문하면서 안도 다다오라는 인물이 가진 철학적인 미학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부터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좋아했던 나는 많은 건축물을 방문한 기억이 있다. 원주의 뮤지엄 산, 제주도의 본태 미술관 등의 미술관부터 시작해서 마곡에 위치한 LG 아트센터의 공연을 보러 가면서 봤던 건물의 매력에 빠져있었다. 혹은 오사카와 교토에서 마주한 그의 세계는 가히 새로운 건축의 경지라고 생각할 만큼 나에게 거대한 혁명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어린이 도서관도 나에게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 건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도서관이라는 공용성을 갖춘 건축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로 완성된 그의 특유의 건축적인 기법이 근현대사의 역사에 덧붙여진 새로운 형식을 구사한 방식이 나에게 크나큰 의미로 작용했다. 


  

특히 도서관은 과거의 건축양식을 사용하면서 현대적인 특색을 이어 붙인 양면적인 구조로 완성시켰다. 이렇게만 말하면 꽤나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좀 더 이야기를 덧붙여본다. 현대의 건축에는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이루어진 마천루가 존재한다. 건축물을 하늘을 찌르듯이 높고 웅장해야 했다. 그리고 근대적인 건축 양식을 지닌 건물은 그런 건물 들 사이에서 겨우 보존되어 존재하는 유물에 지나지 않았다. 절대로 건축물이 현대적인 기법으로 활용되는 편이 없었다. 그러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도서관은 근대의 시대적인 첫 모습과 현대의 세계로 이어주는 이중창의 구조를 나타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로 시작하는 모습에서 안도 다다오가 생각하는 도서관의 형태를 볼 수 있다. 



마치 호르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바벨의 도서관’처럼 완벽한 정육각면체의 완벽한 도서관의 세계를 이룬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세계의 노출 콘크리트는 단지 건축적인 예술의 미학만이 아닌 신구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건축으로 우리에게 미학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건축으로 새긴 느낌을 받았다. 제국 도서관의 역할에서 어린이 도서관으로서 현대적인 화합을 일으켜 완성시킨 완전한 형태로 자리 잡은 도서관의 비중은 그 의미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으로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 세계를 탐방하는 이야기를 종종 올리겠지만, 그 첫 번째로 국제 어린이 도서관을 꺼낸 것에 매우 만족을 느낀다. 가장 대표적인 건축들이 있지만 도서관을 통해 안도 다다오가 보여준 세계의 새로운 저편은 건축가들에게 모범이자, 새로운 건축의 미학이 아직도 창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널리 퍼트린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안도 다다오를 사랑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그것을 만드는 건축가는 많다. 하지만 그러한 건축물의 미학을 새길 장인은 별로 없기에 그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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