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본 오늘의 애니메이션]
펭귄 하이웨이

by 소야
펭귄 하이웨이.jpg 펭귄 하이웨이 (2018)


애니메이션 펭귄 하이웨이는 정리가 되지 않는 영화 같다. 성장과 체험이라는 방식은 영화에 핵심 스토리다. 그 안에는 SF적인 상상력이 들어간다. 혹은 첫사랑에 대한 그리운 감정은 필수적이다. 아니면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어른에 대한 의미가 드러난다. 여러 가지 해석된 것을 모두 넣은 뒤에 영화는 다시 도돌이표로 끝나버린다.


초등학생 이인 아오야마 군은 그런 세계에서 어른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거쳤을 뿐이다. 처음에는 3888일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어른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여름방학을 끝냈고, 세계가 끝날만한 사건도 겪는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흘러도 어른이 되기까지 아직도 3천 일이 넘게 남아있다. 하지만 영화는 시간을 거쳐 어른이 되는 과정에 주목하지 않는다. 수많은 과정을 겪고, 사람과 마주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다만 아오야마의 천재적인 지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특히나 펭귄이 등장한 이유, 마을의 문제 등에 해답은 없었다. 그저 일어나는 현상을 겪고, 마주한다. 아니 아오야마뿐만이 아니다. 그의 친구들에게도 동일한 조건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들이 세계의 여정을 경험했을 때 3천 일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된다는 것에 하루마다의 의미가 박혀있다. 그저 흐르는 만큼 나이를 먹은 어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문제에 해답을 얻은 만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어른이 된다.


우리는 매 순간 나이를 먹는다. 하루의 시간만큼 어른이 되기까지의 낮과 밤을 세본다. 혹은 노인이 되기까지의 날짜를 잊어버리며 삶을 지속했다. 하지만 우리가 왜 어른이 되었는지에 대한 의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사회에서 어른으로서 나와 모든 것은 치열하고 바쁘다. 언제나 복잡한 세계에 치이거나 흔들린다. 그래서 매번 그 순간을 잊는다. 그러나 어릴 때는 나의 조그마한 동네마저도 모든 것이 수수께끼였다. 어디서 물이 오는 것인가? 가끔씩의 지도도 만들고, 모르는 장소에 머물기도 한다.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넓혀가면서 나의 발자취를 늘려간다고 믿는다. 아오야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나이는 시간과 더불어 세계의 발자취와 연구를 통해 자신을 배우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로서 세계를 무분별한 형상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연구가 중요했다. 연구의 박차를 가할수록 점차 자기가 모르거나 그 너머의 세상을 보게 되었다. 우리는 어른이 된 순간을 기억할 수 없지만 어른이 되기까지 겪은 세계를 이해하고는 있다. 그렇게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지나간 날짜만이 아닌 겪어온 순간들도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관계의 기록도 어른이 되기까지의 결과였다. 첫사랑에 대한 서툰 감정표현도 마찬가지다. 점차 어른이라는 성장의 동력처럼 나를 쌓아 올린다. 시간이 축적된 것과 다르게 말이다. 그렇기에 감독은 성장이라는 지점은 나이를 먹는 순간보다 축적된 경험에 의한 현상을 믿는 것 같다. 다만 펭귄 하이웨이는 원작 소설이 있어서 표현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원작의 표현방법과 더불어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의 방식을 따라갔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의미 전달만큼은 뚜렷하게 전달된 것 같다. 특히나 펭귄들이 태어나고, 성장했다가 다시 바다로 가서 알을 낳는 길이 인상 깊다. 우리는 펭귄처럼 성장과 순례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하이웨이 같은 길은 전혀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람은 각자의 조건에 따른 성장의 길로가 있다. 기록된 세계는 나를 어른으로 만들기까지 여정이었다. 다만 우리가 뒤돌아 세계를 쳐다보지 않기에 알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할 뿐이다.


물론 바다라는 초현실적인 사건, 펭귄들과의 사건들은 야오야마라는 주인공의 큰 경험이기에 누구도 그런 하이웨이의 기록을 남길 수는 없다. 어쩌면 그저 평범한 기록들이 쌓여버린 하이웨이가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부이자 어른이 될 때 나름의 축적된 성장이다.


그렇기에 이상한 사건들이 내 앞에 펼쳐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내 기억에 새겨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나름의 복합적인 세계를 지닌다. 그리고 경험은 어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거쳐가는 각자만의 하이웨이에 새겨진다. 삶이 좋았던, 나빴던 그런 세계를 길 위에 새겨가며 걸어가면서 어른의 단계에 진입한다.


그래서 아오야마가 겪은 성장도 특별해 보이지만 다를 바는 없다. 결국 아오야마가 가진 첫사랑과 인식된 세계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다. 그렇게 기록된 하이웨이는 다시 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간다.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우리가 겪게 될 가능성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오야마와 같은 감정과 기억을 보존할 가능성은 많다. 단지 평범하거나 익숙한 서사이라는 점이 단점이다. 그래도 우리가 어른이 되기 위해 삶의 순간을 이어간다.


점수 : 3.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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