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입니다만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그러자 이번에는 한 교사가 말했다.
-저희에게 ‘가르침’에 대해 말씀해 주소서.
그리하여 그는 대답했다.
-어느 누구도 이미 그대들 깨달음의 여명 속에 선잠이 든 채 깃들여 있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가르쳐 줄 수 없다. 제자들에 둘러싸여 사원의 그늘을 거닐고 있는 스승은 신념과 사랑을 나눠 줄 수는 있지만 지혜를 주지는 못한다. 그가 진정한 현자라면, 그는 그대들을 자기 지혜의 집으로 들어오게 인도하지 않고 그대들 자신의 마음의 문으로 이끌 것이다.
천문학자는 우주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그대들에게 말해 줄 수는 있어도 결코 자신의 깨달음 자체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지는 못한다. 음악가는 그대들에게 드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선율을 들려줄 수는 있지만, 결코 그 선율에 주의를 기울이는 귀나 그것을 울려 내는 목소리 자체를 주지는 못한다. 수학자는 무게와 길이의 세계에 대해 그대들에게 말해 줄 수는 있지만, 당신을 그리로 데려다 주지는 못한다.
인간의 통찰력이란 타인으로부터 그 날개를 빌려 쓸 수는 없는 탓이다.
-칼릴 지브란, <예언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