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고양이는 살고 싶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듯했습니다.

by 강민현

아기 때부터 장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살던 길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제게 동물 사랑을 알려준 아내의 가족답게 가족 모두 두 아기 고양이를 이뻐하고 잘 보살펴 주었죠.

식당 마당에 아무렇게나 자란 잡초를 가지고 놀며 장모님이 아끼는 화분에 누워 낮잠을 자다 혼나기도 하며

언제나 식당 마당에는 캣 초등학생의 재롱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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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기 고양이들은 발라당 애교도 부리고 식당 문 앞에서 밥을 달라고 외치기도 하는 등 사람에게 받은 사랑만큼 사랑스러운 행동을 하며 가족들을 미소 짓게 해 주었습니다.


가끔 일을 도와주기 위해 식당을 찾을 때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자랑처럼 두 아기 고양이와의 귀여운 사건을 모두들 이야기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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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길에서의 삶은 쉽지는 않았나 봅니다. 밥과 물이 넉넉하다 하더라도 예방접종 등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길고양이 생활이라 두 고양이중 노랑이가 감기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가족들과 친하게 지낸다 하더라도 길고양이의 생활을 배운 고양이들이라 손을 타지는 않았고 병원을 데려가려고 구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픈 고양이지만 고양이는 고양이이니 순식간에 도망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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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은 지나고 노랑이의 감기는 더 심해졌습니다. 이제 밥도 물도 먹기 힘들어하는 지경에 이르러 몸은 마른 나뭇가지처럼 말라가고 언제 식당 마당에 나타나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다시 한번 구조를 시도하는 가족들 그날만 2번 구조에 실패하고 3번째 시도에 성공을 합니다.


[카카오TV] 노랑둥이 구조기


노랑이는 살고 싶었나 봅니다.


노랑이는 숨쉬기도 힘들고 기침도 심하게 하면서도 낮이면 햇볕이 드는 곳을 골라 볕을 쬐고 안전한 식당 구석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몸은 야위어 가고 기운도 없어 보였지만.. 마당에서.. 주방 입구에서.. 식당 현관 입구에서..

어느 순간 나타나 "야옹. 야옹" 하고 낮은 목소리로 울었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저에겐 노랑이의 울음소리가 살려달라는 외침같이 들렸습니다. 그렇게 구조를 위해 손을 뻗으면 하학질을 하고 경계하며 도망가버렸지만.. 자신의 꺼져 가는 생명을 붙잡아 주길 간절히 외치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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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구조하고 나니 노랑이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손만 내밀어도 연신 하악질을 했지만 주사를 맞고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가며 좋아하는 습식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되자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엉망이 된 몸을 닦아주니 기분 좋은 고로롱 소리도 내고 자신을 닦아주는 손이 고마운 듯 핥아 주기도 하며 "냐옹 냐옹" 기분 좋은 울음소리도 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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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도움으로 살아왔고 살아남아 사람의 손길에 기분 좋아하는.. 노랑이는 그런 고양이였습니다.


저희가 노랑이를 케어하는 동안에도 노랑이가 없는 자리가 허전하고 걱정된 가족들은 항상 노랑이의 안부를 묻습니다. 아직도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가족들의 이런 길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너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두 아기 고양이 이전에 식당에서 지내던 고양이인 두실이도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았었습니다. 두실이는 지금 자신의 아이들과 저희 집에서 가족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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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의 치료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막 잘 먹기 시작했지만 아직 콧물도 나고 기침도 합니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시기라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노랑이도 힘내고 있고 곧 건강을 되찾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모두 함께 노랑이가 건강을 찾을 수 있게 응원해 주세요.






이 이야기는 유튜브와 카카오TV 채널 "고양이 마을"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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