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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Jan 06. 2023

번역 입문기

나의 출판 번역 입문기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한 해는 자신을 갈고닦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앞 날을 위한 준비에 뛰어들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앞날을 위한 준비로 번역을 택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이 일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 일이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자유롭다 해서 그 길이 쉽다는 건 아니다. 자유에는 막대한 책임이 뒤따르고 그 책임을 온전히 짊어질 준비가 나에게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자신을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온전히 감당해야 몫이니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프리랜서 번역가, 그중에서도 출판 번역가가 되겠다는 결심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느낀 어려움은 아래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1) 높은 진입 장벽


 입문 과정이 까다롭다. 단순히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실력은 기본에 무엇보다도 경력이 필요하다. 일을 하려 하는데 경력이 없으면 일을 구하기가 힘드니, 나 같이 관련 업계의 경력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람일수록 이 문제에서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진다.



2)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


 영어 리딩과 문법에 대한 높은 능력이 요구되며, 무엇보다도 우리말에 능통해야 한다. 맞춤법은 말할 것도 없고 어휘나 다양한 표현들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때문에 글을 많이 써본 사람일수록 유리하다. 영어적 표현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어색한 번역투가 스며드는데, 이를 퇴고하며 원문 표현을 훼손하지 않고 번역투를 다듬는 일이 만만치 않다.   



3) 다양한 배경지식


 다른 번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출판 번역 역시 분야에 맞는 다양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인문 교양, 역사, 과학, 경제 등등 전문적인 지식까진 필요 없겠지만 원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저자가 짧게 언급한 내용을 해석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제반적 지식은 필수적이다.


 


4) 꼼꼼함과 인내심


 대충 의미만 아는 단어, 표현 등은 반드시 다시 한번 찾아봐야 한다.

사소한 어색함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함축적 표현과 비유와 상징은 반드시 검색하고 적절한 우리 식 표현으로 바꿔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연하겠지만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실력이 모자라면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초보 번역가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막연하고 불안하다. 매 순간 자괴감에 빠지고 의욕이 꺾이기 일쑤이다. 벌이가 적은 건 차치하고라도, 일을 따내기도 어렵지만 제대로 하긴 더 어려울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길을 가고자 하는 이유가 있고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있으니 험난할지라도 묵묵히 가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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