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노해심리이야기 Sep 09. 2018

부부상담 ‘두번 상처받았다.’

사랑을 회복하고 싶다.

  배우자에 대한 실망이 처음이 아니란 사실을 안다면 충격을 받을지 모르겠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데자뷰(deja lu)처럼 왠지 익숙한 그림자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그렇다면 첫 경험은 언제일까? 그것은 당신이 사랑했던 부모에게 받은 어린 시절 상처다. 아픔을 두 번 다시 격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피해가지 못한 자신을 인정할 수 없다. 억압된 상처는 당신을 지배하는 무의식적인 힘(energy)가 되었다. 더 이상 당신은 자신의 마음에 주인이 아니다.


  불안과 상처는 두려움을 부추긴다. 지나친 좌절과 박탈은 억압이란 괴물을 만든다. 억압된 감정은 무의식이 되어 우리 삶을 파괴할지라도 반복을 되풀이한다. 억압된 감정은 왜곡된 관계의 원인이다. 왜곡된 감정은 인식도, 의식도 되지 않는다. 무의식적인 습관에 너무도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또 다시 배우자와 두번째 경험을 하고 자녀에게 세번째 상처를 대물림 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 좌절을 경험한 30대 중반의 부부의 갈등을 들어보자. 여자가 조급하게 말을 시작한다.
 
  ”정말 미치겠어요. 선생님.”
 
  남자는 멍하니, 말이 없다.
 
  “선생님 보세요. 이 사람은 절대 먼저 말을 먼저 걸거나 갈등을 해결하려 들지 않아요.”
 
  화를 삭이며 여자는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에 열변을 토한다.
 
  “선생님 말이 되요. 남편은 늘 저를 무시해요. 항상 잘하겠다고 하고서 정작 제 편이 되어 주지 않아요. 연애할 땐 다정하고 늘 잘 챙겨준다고 생각했어요. 뿐만 아니라, 제가 화를 내는 경우에도 같이 화를 내지 않고 저를 이해해주는 듯 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소극적인 것은 물론이고 항상 뒷전이에요.”
 
  남편은 그래도 묵묵부답 말이 없다. 그는 상담이 끝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일주일후 부부는 각자 상담실을 찾았을 때, 남편은 속내를 내 비췄다.
 
  “아내는 화가 나면 진정이 안돼요. 아이들도 부모도 안보이나 봐요. 욕도 너무 심하고 요즘 들어서는 폭력도 서슴지 않아요. 저는 참다가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을 때 폭발하고 마는데 그러고 나면 한 달씩 말없이 생활합니다. 저도 문제지요. 그러나 아내도 정말 미치게 합니다. 지난 주 상담때 말을 안한 것도 돌아가면 싸울게 분명하기 때문에 참은 거죠.”
 
  부부는 서로에게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녀가 남편에게 감정이 폭발하는 이유는 그녀가 억울한 일에 처했을때 남편은 아내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는 남편에게 예민하게 된 것은 어린시절 상처때문이다. 여자의 부모는 그녀를 남동생과 늘 차별하였다. 문제는 차별보다 부모의 폭발적인 부부싸움이 문제였다. 아버지는 부부싸움을 하면 집안 물건을 부수고 엄마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였다. 그녀와 동생도 공격적인 아이로 변하고 말았다. 결국 또래와 싸움이 잦았고 거친 아이가 되었다.
 
  남자는 홀어머니 아래서 외롭게 자랐다. 그는 착한 아이였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귀한 아들이기는 했지만 어머니 혼자 자식을 키우다보니,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다. 자연히 아들은 혼자서 시간을 외롭게 보내야 했다. 마음이 약하고 여린 그는 착실하지만 또래관계는 어려웠다. 늘 착한아이, 모범생소리를 들었지만 조용하고 위축된 아이였다.
  부부는 어린 시절 상처가 많았다. 그래서 자신은 따뜻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의 회피적인 태도는 여자에게 피해의식을 자극했다. 남자는 법 없이 살만큼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아내에게 편이 되어주지는 못했다. 또한 여자의 공격적인 말투와 피해의식은 남자의 회피적인 태도를 더욱 강화시켰다. 부부의 첫 번째 상처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두 번째 상처는 서로에게……. 두 번 상처를 받았다. 친정부모도 내편이 되어주지 않았는데 남편마저 여자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갈등을 거칠 줄 몰랐다.


박노해부부상담센터

couple1.modoo.at

051)332-5895


매거진의 이전글 부산심리상담 ‘떠난다고 자유가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